[날씨칼럼] 늦어지는 단풍, 기후변화의 신호

유희동 기상청장 2023. 10. 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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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여름내 땡볕이 내리쬐던 자리에는 따스한 가을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기온 변화에 따른 단풍 시작일은 단풍나무에서는 1℃ 상승에 4일, 은행나무에서는 5.7일씩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어,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가을 단풍 시작일을 점차 늦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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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여름내 땡볕이 내리쬐던 자리에는 따스한 가을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음을 새삼스레 실감하는 요즘이다. 초록빛이었던 나뭇잎들도 보조를 맞춰서 빨갛고 노란 단풍 옷으로 겹겹이 갈아입고 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단풍이 무르익는다는 ‘감홍난자(감紅爛紫)’라는 표현에 걸맞게 나무들은 저마다 울긋불긋한 옷으로 단장을 시작한다.

지난해 10월 붉게 물든 금정산 단풍. 국제신문DB


그런데 예전에 비해 가을이 되면 노란색, 빨간색으로 형형색색 변하는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 가을의 시작이 늦어짐에 따라 나무들이 겹겹이 옷을 갈아입을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을은 눈에 띄게 길어지거나 짧아지지는 않았지만,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30년간 평균 가을 시작일은 9월 24일이었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의 평균은 9월 29일로, 가을 시작일이 최근 들어 점차 늦어지는 추세이다. 이처럼 가을이 늦어짐에 따라 단풍 시작 시기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기상청의 ‘계절관측’ 자료 분석을 살펴보면, 전국 유명산의 단풍 시작 시기는 작년 기준 1990년에 비해 2~13일 늦어졌다. 설악산의 경우 1990년 단풍 시작 시기가 9월 25일이었으나 작년에는 9월 28일로 늦춰졌고, 소백산은 1990년 10월 8일부터 시작되었던 단풍이 10월 13일로 늦어졌다. 특히 지리산의 경우 지난해에는 10월 18일에 단풍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10월 5일에 시작되었던 1990년의 단풍보다 13일가량 늦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풍 시작일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단풍이 시작되기 전인 8월부터 10월까지의 기온변화이다.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12년부터 1940년까지의 과거 30년과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0년의 8월, 9월, 10월 평균기온값을 비교해 보면 각각 0.7℃, 1.3℃, 1.4℃가 상승하였다. 그리고 기온 변화에 따른 단풍 시작일은 단풍나무에서는 1℃ 상승에 4일, 은행나무에서는 5.7일씩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어,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가을 단풍 시작일을 점차 늦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을철 기온변화는 가을 시작일을 늦추면서 나무의 생장 주기에 영향을 주게 되어 결국 단풍 시작 시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22 남한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의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에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게 된다면, 여름은 170일간 이어지고 가을의 시작은 한 달가량 뒤로 밀리게 됨에 따라 한반도에서 첫 단풍을 11월에나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현재 흐름을 보았을 때 이러한 우려는 결코 괜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가을에는 단풍이 물든다는 일반적인 계절 지식과 현실적인 계절 상황 사이에서 점점 큰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는 중요한 기후변화의 신호이기에, 우리는 지속적인 경각심과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에 기상청은 장기간 꾸준히 쌓아온 기상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기후변화의 신호들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파수꾼 역할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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