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타는 차’ 묵직한 즐거움 만끽

[타봤습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마세라티

최근 마세라티가 브랜드에서 두 번째로 선보인 SUV ‘그레칼레’를 타봤다. 지중해의 북동풍이라는 뜻의 이 차량은 ‘GT’와 ‘모데나’, 고성능인 ‘트로페오’ 3종류로 출시됐는데 시승차는 330마력짜리 모데나였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알파로메오의 ‘스텔비오’,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와 같은 차량 플랫폼을 사용한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외관은 마세라티의 최고 인기 모델인 르반떼를 떠올리게 했다. 마세라티 고유의 패밀리룩인 차량 전면부의 대담한 세로 그릴, 차 앞쪽과 뒤쪽의 짧은 오버행(바퀴의 차축 중심선에서 차량 끝까지 거리) 등이 쿠페형 실루엣과 조화를 이룬 모습이었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는 2901㎜로 경쟁 차종인 포르셰 카이엔보다 길다.

운전석에 앉으니 기존 마세라티 차량과 그레칼레와의 차이가 확 느껴졌다. 아날로그 시계가 디지털로 바뀌고 물리 버튼도 대부분 사라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중앙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조작하기 쉬워져 편의성이 높아졌다.

스포츠 모드로 고속도로를 달리며 2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돼 발휘하는 330마력의 힘을 체감해봤다. 100㎞ 이상 속도를 올리자 페달이 가벼워지면서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마세라티는 ‘귀로 타는 차’로 불릴 만큼 배기음이 매력적이란 평가를 받는데, 주행 내내 묵직한 배기음이 미세한 발끝 움직임에 반응해 운전하는 즐거움을 키웠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했지만 차체의 기울어짐이나 쏠림이 적고, 곡선에서도 부드러운 조향이 이뤄졌다. 자율주행 기능 레벨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탑재돼 차선 유지와 앞차와의 간격 조절 등도 잘 작동했다. 가격은 그레칼레 GT는 9900만원, 모데나 1억2100만원, 트로페오 1억33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