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도 이달 본격 판매… ‘중고차 시장’ 대지진
IT 기술로 투명·편리하게 거래
10년 전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노려 왔던 현대차·기아가 이달 중 본격적으로 중고차 판매를 시작한다.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와 롯데렌탈 등 렌터카 회사, 도요타 등 수입차 브랜드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거나 진출을 선언하면서 중고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 200만대 안팎 규모로 170만대인 신차 시장보다 크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가 정보를 독점한 판매자에게 속아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전형적인 ‘레몬마켓’으로 꼽혀 왔다. 주요 기업들은 IT 기술과 각종 금융 기법으로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편리한 중고차 거래가 가능하다는 걸 앞세워 기존 중고차 시장을 불신하던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만들어 중고차 시세 추이는 물론 교통사고 여부나 보험 수리 이력, 침수 여부, 리콜 내역 등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기아 신차를 구매한 고객들이 타던 차를 팔 수 있게 해주고 신차를 살 때 할인도 해준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일하는 ‘차량 진단평가사’가 새 직업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자동차 진단평가사는 중고차 거래 때 차 내·외관의 상태와 사고 이력 등을 분석해 등급을 매기는 일을 한다. 한국자동차진단협회에 따르면 국가 공인 민간 자격증인 자동차 진단평가사 1·2급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019년 1257명에서 올해 2666명으로 2배 이상이 됐다. 경기과학기술대는 올해 계약학과로 미래모빌리티 설계과를 만들어 자동차 성능 진단 등을 가르치고 있다. 대전 대덕대도 내년에 같은 과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반면 대기업 진출이 잇따르면서 중고차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한 중고차 딜러는 “중고차 가격이 높게 유지돼야 신차 가격도 계속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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