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설득나선 법원행정처 "김명수 정신 계승" 논란

전경운 기자(jeon@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3. 10. 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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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쪽 문건 들고 면담 추진
수장 공백 위기에 궁여지책
이균용은 청문회·기고 통해
金체제 사법부 공개적 비판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 움직임이 나오자 법원행정처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된 문건을 들고 야당 의원들을 직접 설득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뿐만 아니라 기고 등을 통해서 김명수 체제의 사법부를 비판해온 전례에 비춰 봤을 때 법원이 사법부 수장의 장기 공백 사태를 우려해 궁여지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일 정치권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60쪽 분량에 달하는 이 후보자 설명자료를 만들어 연휴가 끝나는 4일부터 야당 의원들과 면담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재판 중심의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사법행정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해당 내용이 논란이 되는 것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와 기고 등을 통해 김명수 체제의 사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이후에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추락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자는 "재판 지연 문제와 판사들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라는 믿음이 확산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대전고등법원장으로 재직했던 지난해 12월에는 대전지방변호사회지 기고문에서 "지난 2년은 정의의 여신이 안대를 벗고 양손에 든 칼과 저울을 내팽개치는 참으로 희한한 행태가 적지 않게 벌어졌다"며 "정치가 법치를 집어삼키는 사법의 정치화가 논란이 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법원장이 퇴임하는 2023년을 언급하며 "사법부도 진실과 정의가 살아 숨쉬고 국민의 상식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야당 측에 제공할 설명자료 중 극히 일부 내용"이라며 "잘한 것은 계승해야 한다고 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해명했다.

[전경운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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