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상] 한국의 산 누빈 크라우스...은퇴 대신 미국행 택한 아고스티니

홍아름 기자 2023. 10. 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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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초(1아토초는 10의 18제곱 분의 1초) 펄스는 찰나의 전자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빛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아토초 연구를 이끄는 남창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는 "륄리에 교수와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기초적인 실험에 기여한 인물들"이라며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응용하는 분야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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륄리에 교수, 전기공학 전공한 조부 영향으로 ‘아토초 펄스’ 뛰어들어
크라우스 교수, 박사 시절 실험이 노벨상으로 이어져
아고스티니 교수는 정년 이후 연구 위해 미국행
2012년 한국을 찾은 페렌츠 크라우스 교수와 김동언 포스텍 아토초과학연구센터장이 경북 내연산을 함께 오른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김동언 교수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아토초 물리학의 길을 연 피에르 아고스티니(Pierre Agostini) 미국 오하이오대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Ferenc Krausz)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교수, 안느 륄리에(Anne L’Huillier) 스웨덴 룬드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아토초(1아토초는 10의 18제곱 분의 1초) 펄스는 찰나의 전자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빛을 의미한다. 아토초 펄스는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초고속 플래시’를 개발한 것과 같다. 이들은 40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 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새로운 인류의 눈을 개발했다.

륄리에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데 중요한 다중 고차조화파를 처음 관측해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륄리에 교수는 무선 통신 분야를 연구하는 전기공학 교수를 지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이론 물리학과 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7년 프랑스 피에르마리퀴리대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 ‘네오디뮴 도핑 이트륨 알루미늄 가넷’ 레이저 시스템으로 다중 고차조화파를 처음으로 입증해 아토초 펄스 연구의 길을 열었다. 1987년의 연구 성과가 노벨상으로 이어지기까지 36년이 걸린 것이다.

륄리에 교수는 여성으로는 다섯 번째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륄리에 교수는 수상 직후 화상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여성 과학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일”이라며 “아토초 연구는 아주 기초적인 과학 연구지만 화학이나 제약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륄리에 교수는 스웨덴에서 활동하며 노벨물리학상 위원회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물리학을 기반으로 아토초 펄스를 실제로 구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크라우스 교수는 1985년 헝가리 부다페스트공대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오스트리아 빈으로 건너가 양자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특히 1990년대 박사 시절 빈공과대학에서는 레이서 펄스를 이용해 원자 상태를 관측하는 연구가 활발했는데, 크라우스 교수는 이점에 매료돼 아토초 연구에 뛰어들게 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 위원회는 3일(현지 시각)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피에르 아고스티니(Pierre Agostini) 미국 오하이오 대학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Ferenc Krausz)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교수, 안느 륄리에(Anne L’Huillier) 스웨덴 룬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각 대학

크라우스 교수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아토초 연구를 이끄는 크라우스 교수는 포스텍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해 포스텍의 연구진과 학생들을 만났다. 이 때 포스텍의 김동언 아토초연구센터장과 함께 한국의 여러 산을 다니기도 했다.

크라우스 교수는 수상 직후 스웨덴 통신사인 ‘TT’와의 전화통화에서 “동료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지만 내일 만나서 아마도 샴페인 한 병을 따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벨 물리학상이 발표된 이날은 1990년 10월 3일 독일의 통일을 기념하는 ‘통일의 날’이다. 하루 늦춰서 수상 파티를 즐기겠다는 소감을 유쾌하게 전달한 것이다.

륄리에 교수와 같은 프랑스 출신인 아고스티니 교수는 아토초 펄스의 시간 폭을 측정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한 과학자다. 아고스티니 교수는 1968년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 에너지·원자력위원회 산하 연구소인 ‘CEA 사클레이’에서 근무했다. 2002년엔 펨토초 레이저를 중첩해 만든 고차조화파가 특정 위상과 시간대에 250아토포 펄스열을 형성한다는 것을 밝혔다.

아고스티니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CEA 사클레이 연구소를 오래 다녔지만 정년이 되고 퇴임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정년에서 자유로운 미국으로 옮긴 것이다.

륄리에 교수와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펄스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예비 노벨상’으로 알려진 울프상 물리학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에서 아토초 연구를 이끄는 남창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는 “륄리에 교수와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기초적인 실험에 기여한 인물들”이라며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응용하는 분야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성과로 원자들이 어떤 상태로 바뀌고 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초고속 현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며 “이후 아토초보다 1000분의 1 수준인 펄스가 등장하면 원자핵의 운동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Journal of Physics B: Atomic, Molecular and Optical Physics(1987), DOI: https://doi.org/10.1088/0953-4075/21/3/001

Science(2002), DOI: https://doi.org/10.1126/science.1059413

Nature(2002), DOI: https://doi.org/10.1038/nature0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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