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쿠팡플레이, 왕관의 무게 견딜까
다양한 소비자 유인할 콘텐츠 필요…반짝 특수 넘을지 주목
쿠팡 멤버십에 끼워파는 것으로 시작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가 국내 OTT 업계 1위로 올라서며 넷플릭스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메뚜기 구독자’가 많은 OTT 시장에서 멤버십으로 이용자를 잡아둔 것이어서 ‘허수’도 적지 않지만, 스포츠 단독 중계로 콘텐츠 차별화를 꾀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최근엔 엔터테인먼트사 설립 등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도 나서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반짝 특수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MAU는 넷플릭스가 1223만명으로 선두를 지킨 가운데 쿠팡플레이가 563만명으로, 540만명의 티빙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웨이브(439만명), 디즈니플러스(269만명)가 뒤를 이었다.
같은 달 쿠팡플레이의 앱 사용자 수도 6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쿠팡플레이 앱 사용자는 634만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 가파른 사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국내 OTT 앱 최초로 사용자 600만명을 돌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OTT도 쿠팡플레이였다.
업계에선 쿠팡의 약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OTT가 메인 사업인 다른 플랫폼과 달리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월 4990원) 가입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해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동시에 OTT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국내 OTT 업계 1위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OTT 중 처음으로 K리그 생중계에 나서는 등 국내외 스포츠 중계 독점이라는 특화전략으로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유인한 부분에 대해선 모두 눈여겨볼 점으로 꼽는다.
축구 마니아 A씨는 “다른 OTT에 없는 해외 스포츠 중계를 보기 위해 일부러 멤버십에 가입했다”며 “쇼핑과 배달(쿠팡이츠) 혜택을 덤으로 누릴 수 있어 편리하다. 스포츠 중계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멤버십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청을 통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쿠플 클럽’을 시작해 최신 영화를 독점 공개하며 OTT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독자 콘텐츠 수급에도 힘을 싣고 있다. 넷플릭스 출신 임원을 선임한 데 이어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는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쿠팡플레이는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가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해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단순 비교를 하는 건 맞지 않지만, 후발주자임에도 기존 OTT가 하지 않던 틈새시장 공략과 대규모 자본력으로 빠르게 성장한 건 사실”이라며 “스포츠 마니아층을 넘어 다양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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