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상] 유전자 고장나는 과정 보이고 희귀 반도체 대량 생산 길 연다…아토초 과학이 여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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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부(DOE)는 2007년 양자역학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에 초점을 맞춘 '5대 도전과제'를 발표했다.
그 중 하나인 '극고속 현상 관측기술'은 전자의 순간적인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물질 변화를 제어하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전까지 중간 과정 없이 즉시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물질의 상태 변화 과정이 아토초 펄스의 개발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며 "전자의 상태를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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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기술 비롯한 최첨단 산업에도 아토초 펄스 활용돼
양자 상태 결정하는 전자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기술
반도체, 의약 분야에서도 활용 기대
미국 에너지부(DOE)는 2007년 양자역학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에 초점을 맞춘 ‘5대 도전과제’를 발표했다. 그 중 하나인 ‘극고속 현상 관측기술’은 전자의 순간적인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물질 변화를 제어하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인간의 눈으로는 절대 쫓을 수 없는 극고속 현상을 어떻게 관측하는 걸까.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인류가 극고속 현상을 볼 수 있는 도구인 아토초 펄스를 연구한 3명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대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교수, 안느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원자와 분자 내부의 전자 세계를 탐구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김형택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토초 펄스는 물질의 반응이나 분자의 구조, 원자의 양자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라며 “다양한 첨단 산업은 물론 최근 주목 받는 양자 기술에서도 아토초 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극고속 현상은 아토초 펄스가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아토초는 10의 18제곱 분의 1초 수준으로 짧은 시간의 단위다. 아토초 수준의 아주 짧은 간격으로 빛을 내는 펄스를 이용하면 전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할 수 있다. 전자는 수소 원자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150아토초가 걸리는 만큼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물질의 상태 변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토초 펄스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물질의 상태 변화와 반응을 전자 수준에서 설명하지 못했다. 아토초 펄스가 개발되기 이전까지 물질의 상태는 주파수 정보를 활용해 측정했다. 다만 주파수에는 시간 정보가 포함되지 않는 만큼 시간에 따라 변하는 물질의 상태는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전까지 중간 과정 없이 즉시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물질의 상태 변화 과정이 아토초 펄스의 개발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며 “전자의 상태를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덕”이라고 말했다.
아토초 펄스가 개발되면서 물질의 상태 변화를 이해하고 세상에 없던 신물질을 만들거나 기존의 화학 반응을 더 효율적으로 개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에 주목 받는 양자 기술 분야에서는 아토초 펄스가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로 꼽힌다.
양자 기술은 물질의 양자 상태를 활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할 수 없던 연산과 정보 전달을 가능케 한다. 물질의 양자 상태는 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아토초 펄스를 이용해 전자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연구원은 “아토초 펄스는 양자 기술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분야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앞으로 양자 기술이 상용화되는 데도 아토초 기술의 발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의학 분야에서도 아토초 펄스의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난치병으로 꼽히는 유전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데 아토초 펄스가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전병은 전자가 비정상적인 상태가 되면서 유전자를 손상해 발생한다. 아토초 펄스를 사용하면 유전자 손상이 일어나는 과정도 이전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 제약 같은 최첨단 산업에서도 아토초 펄스가 활용된다. 반도체 미세 회로를 그리는 데 사용되는 극자외선(EUV)에도 아토초 펄스 기술이 사용된다. 합성 방법이 없거나 경제성이 떨어져 대량 생산이 불가능했던 반도체 재료, 신약 후보물질 합성법도 물질 반응을 연구해 알아낼 수 있다.
김동언 포스텍(포항공대)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사용하면 전자의 운동을 추적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다만 레이저 분야의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아토초 펄스는 초정밀·초고속 측정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며 “아토초 펄스를 통해 양자역학, 양자기술 분야의 발전이 특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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