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바둑, 단체전서 만리장성 넘어 금메달... '유종의 미' 거둔 바둑 대표팀

박주희 2023. 10. 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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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바둑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정상에 서며 바둑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로써 한국 바둑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여자 단체전), 동메달 1개(남자 개인전)를 목에 걸고 아시안게임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애초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전 종목 우승(금메달 3개)을 노렸지만, 남자 단체전 우승 전까지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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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 중국에 4-1 승리
금 1·은 1·동 1로 대회 마무리
한국 바둑 대표팀이 3일 중국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 국제교류센터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단체전 결승대국을 치른 후 각자 수확한 메달을 들어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변상일, 이지현, 박정환, 신민준, 신진서, 김명훈, 오유진, 김은지, 최정, 김채영. 항저우=연합뉴스

한국 남자 바둑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정상에 서며 바둑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로써 한국 바둑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여자 단체전), 동메달 1개(남자 개인전)를 목에 걸고 아시안게임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은 3일 중국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 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을 4-1로 꺾었다. 5대 5 동시 대국으로 치러진 결승대국에서 신진서·신민준·박정환·김명훈 9단이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 남자 바둑은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며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바둑이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시작이 좋지는 않았다. 가장 먼저 대국을 끝낸 변상일 9단이 리친청 9단에게 295수 만에 흑 7.5집 패하며 한 판을 내줬다. 그러나 다른 기사들이 세계 최강국의 저력을 과시하며 연달아 승전보를 전했다.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인 신진서는 양딩신 9단을 240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물리치고 한국 기사 중 가장 먼저 승리를 챙겼다. 신민준은 커제 9단을 상대로 초반 절대적으로 불리한 형국까지 몰렸지만, 중반 이후 대역전에 성공해 324수 만에 흑 반집 승을 거뒀다.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역시 미위팅 9단의 대마를 잡으며 261수 만에 흑 불계승을 이뤄냈다. 이 승리로 한국은 3승 고지에 선착,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이어 가장 늦게 끝난 대국에서도 김명훈이 상대 전적(3패)에서 밀리는 자오천위 9단에게 297수 만에 백 4집 반 승을 따내며 금빛 사냥에 마침표를 찍었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한국 바둑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애초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전 종목 우승(금메달 3개)을 노렸지만, 남자 단체전 우승 전까지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은 2010년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싹쓸이’(남녀 단체전·혼성페어)하고 동메달(혼성페어)도 1개를 따내며 개최국 중국(은메달 3개)을 압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일찌감치 ‘싹쓸이’ 목표가 무산됐다. 신진서가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은 남녀 단체전 석권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1-2로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남자 대표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진서는 “개인전 우승이 더 영예로울 수 있지만, 단체전 우승은 팀원들과 기쁨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과 기쁨이 모두 남은 대회지만,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둬)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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