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재주 부리면 돈은 중국이?…K배터리 소재 의존도 97%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2023. 10. 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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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체 中의존도 올해 96.8%
전기요금 부담에 국산화 어려워
업계 “보조금으로 경쟁력 키워야”
[사진=연합뉴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원재료를 대거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이 중국산 소재를 원천 배제하지는 못하더라도 중국산 원료·중간재 수입은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매일경제가 관세청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전구체 수입액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6.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1~8월 전구체 수입액이 29억3882만달러였고, 중국산은 28억4466만달러로 집계됐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생산하기 전 단계의 물질로, 니켈·코발트·알루미늄·망간 등을 조합해 만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저렴한 생산비용을 무기로 광물 정제와 제련 시장을 장악해왔다”며 “양극재는 국내에서 만든다지만 그 앞단의 중간재는 여전히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기차 등에 쓰이는 배터리는 종류에 따라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등 다양한 종류의 양극재를 사용한다. 이들 소재는 1차적으로 중국 업체가 가공한 뒤 국내에서 양극재로 재생산되기 때문에,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전구체의 종류나 품질에 따라 국내 기업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역협회는 올 상반기에 “배터리 업계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살펴보면 전기차용 배터리가 97%에 달했다”며 “배터리 4대소재인 양극재 96%, 음극재 93%, 분리막 65%, 전해질 58%로 모두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높은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소재자립을 추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양극재는 리튬과 전구체를 넣고 약 섭씨 400도의 온도로 가열해 생산한다. 음극재는 흑연과 리튬 등을 넣고 최고 1300도의 온도로 가열해야 한다. 양극·음극재를 생산하는 공정은 모두 전기로 열을 내기 때문에 여기에 사용되는 전력량이 크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기요금은 5번에 걸쳐 킬로와트시(kWh)당 총 40.4원 올랐다.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는 양극재나 음극재, 전구체는 모두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라며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전력요금 부담을 경감해주지 않고서는 국내 생태계 조성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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