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톡톡] 아픔 딛고 일어난 띠동갑 자매 / 중국 꺾은 '우생순'과 신궁들 / '북한' 쓰지 말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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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대회 10일차를 맞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식, 항저우톡톡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화스포츠부 최형규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먼저 '띠동갑 자매' 신유빈-전지희 조 얘기부터 들어볼게요.
금메달도 금메달이지만, 경기가 끝나고 아주 흐뭇한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됐다면서요?
【 기자 】
금메달이 확정되고 두 손을 번쩍 들고 서로를 안아준 두 선수, 끝나고 오광헌 감독과도 격한 하이파이브와 포옹을 나눴는데요.
이 다음에 더 흐뭇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태극기를 건네받았는데, 자세히 보시면 태극기 위쪽에 건과 감의 위치가 바뀌었죠.
이걸 확인한 신유빈이 올바른 모양으로 들기 위해 태극기를 뒤집어서 들었습니다.
21년 만에 금메달도 따고 엄청난 축하도 쏟아져서 분명히 정신없는 상황이었을 거거든요.
그런데도 정확히 알아차리고 제대로 우승 사진을 남긴 두 사람에게 칭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질문 1-1 】
보기만 해도 정말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렇게 밝은 두 선수도 마음고생을 좀 했었다고요?
【 기자 】
어제 경기가 끝나고 신유빈은 21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던 석은미 코치와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걸 알 수 있죠, 이유는 바로 부상이었습니다.
신유빈의 오른쪽 손목을 보면 테이핑이 감겨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2년 전에 다친 부위인데, 지난해 두 번이나 핀을 꽂고 뼛조각을 없애는 큰 수술을 받는 바람에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2011년 귀화해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전지희도 그동안 메이저대회 금메달이 하나도 없었고, 지난해부터 왼쪽 무릎이 안 좋았는데요.
하지만, 친자매처럼 서로 의지하고 힘이 돼주면서 4년 동안 호흡을 맞추다 보니 함께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전지희 /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리스트
- "(금메달을) 해낸 것에 유빈이한테 고마워요."
▶ 인터뷰 : 신유빈 /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리스트
- "저는 언니 없었으면 혼자서는 못 해냈는데…."
두 사람의 찰떡 호흡, 내년 7월 파리 올림픽에서도 기대하겠습니다.
【 질문 2 】
오늘 있었던 경기 소식도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중국이랑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종목들이 많네요?
【 기자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중국을 30대 2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라갔습니다.
덜 알려지긴 했지만, 우리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때만 빼고 8번의 대회 중에 금메달을 무려 7개나 따냈는데요.
모레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대회 3연패와 함께 8번째 금메달을 따내고 '우생순'을 이어가길 기대해봅니다.
'세계 최강' 여자 양궁 대표팀의 임시현과 안산도 개인전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들과 맞붙었는데요.
두 사람 모두 중국 선수를 꺾고 결승에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나란히 금, 은을 확보한 두 사람은 오는 7일 금메달을 놓고 집안 싸움을 벌이게 됐습니다.
【 질문 2-1 】
다른 종목에서는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면서요.
【 기자 】
어젯밤 8강 진출전을 치르고 겨우 14시간 만에 중국과 8강에서 붙은 남자 농구 대표팀이 84대 70으로 아쉽게 완패했습니다.
조별리그에서 2진급 선수를 내보낸 일본에 져서 발목을 잡힌 게 결국 화가 됐는데요.
이렇게 남자 농구 대표팀은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습니다.
여자 바둑 대표팀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1대 2로 아깝게 졌습니다.
예선에서는 이겼던 만큼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었는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 질문 3 】
북한 얘기도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이 나라 이름을 부르는 걸 두고 '내로남불'을 하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북한 선수단은 이번에 '북한', '북측'으로 부르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북한의 여자축구 8강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좀 바로 합시다"고 할 정도인데요.
이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표현이기 때문에 불쾌하다는 건데, 정작 북한은 우리를 꼭두각시라는 뜻의 '괴뢰'로 부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 "우리나라 팀이 괴뢰 팀을 4대 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대승한 가운데 끝났습니다."
이렇게 국가명을 부르는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어제 탁구처럼 우리 선수단과 마주칠 때도 아주 딱딱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당분간 남북관계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대회 끝까지 이런 어색한 기류는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 최형규 기자 choibro@mk.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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