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침내 29년만 우승 감격 "버스 안에서 난리났다!" 전언... 한국시리즈 직행 '어게인 1994 한(恨) 풀까'

김우종 기자 2023. 10. 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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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LG 선수들.
LG 선수들.
LG 트윈스가 무려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2위 KT 위즈와 3위 NC 다이노스가 나란히 패하면서 LG의 매직넘버 1도 소멸했고, 대망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뤄냈다.

LG 트윈스가 3일 부산 사직야구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 지었다. LG는 이날 경기 없이 4일부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지는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2연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동 중이었다. 그리고 어떤 특별한 샴페인 축배나 화려한 세리머니 없이 이동하는 도중에 우승을 확정 짓게 됐다.

LG는 전날(2일) 수원 KT전에서 5-4로 승리하며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당시 LG가 KT를 제압하고, 매직넘버 계산 대상인 NC가 한화에 패하면서 매직넘버를 단숨에 2개 삭제할 수 있었다.

그리고 3일 LG의 경기가 없는 와중에, KT와 NC가 동시에 패하면 LG의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이 시나리오는 현실이 됐다. KT 위즈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또 NC 다이노스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에 7-9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LG는 82승 2무 51패를 기록, KT(74승3무59패)와 NC(70승2무61패)의 패배로 매직넘버 1을 지우면서 정규 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LG는 1994년에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패배,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염경엽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고, 결국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LG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및 팬들.
LG 선수들(오른쪽).

LG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우승이 확정된 건 거의 부산에 도착할 즈음이었다. 그리고 우승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버스 안에서는 김현수와 오지환을 중심으로 선수들 모두 크게 환호했으며,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는 전언이다. 다만 오늘(3일) 공식 행사는 진행하지 않고, 내일(4일) 롯데전을 마친 뒤 공식 행사를 연다. LG 구단 관계자는 "1부 행사로 롯데전 종료 후 우승티와 우승 모자를 쓰고 현수막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것"이라면서 "이어 2부 순서로 선수단 숙소로 이동해 샴페인 등 공식 행사를 연다"고 설명했다.

이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LG는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LG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1997년과 1998년에 이어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전신 MBC 청룡은 1983년)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며 암흑기를 겪었다. 그랬던 LG가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한 건 2013년이었다. 당시 LG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10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LG는 2014년과 2016년에도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그러나 꾸준하지는 못했다. 2017년에는 6위, 2018년에는 8위로 다시 내려앉으며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런 LG가 2019시즌부터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LG는 정규시즌 순위 기준, 2019년 4위, 2020년 4위, 2021년 3위, 2022년 2위에 각각 오르는 등 2019시즌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리그 강팀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주저앉으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LG는 한국시리즈에 직행, 긴 준비 기간 속에서 우승을 향해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LG 신민재.
LG 김진성(왼쪽).
올 시즌에도 위기는 있었다. 시즌 초반이었던 4월부터 그랬다. 사실상 거의 선발진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반기 동안 팀 내 다승 1위였던 아담 플럿코와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임찬규, 이 2명이 선발진을 지탱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플럿코는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임찬규 역시 전반기 17경기에서 6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당초 임찬규는 선발 경쟁에서 밀리며 롱 릴리프로 시작했지만, 기존 선발진이 부진과 부상 등으로 이탈하는 상황에서 선발 기회를 다시 잡았고, 확실한 자기 투구를 보여줬다.

이에 반해 원조 에이스 켈리는 전반기 18경기에 선발 등판,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흔들렸다. 또 시즌 시작을 앞두고 3선발과 4선발로 각각 낙점받았던 이민호와 김윤식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기존 필승조였던 '이정용-정우영-고우석'이 부진과 부상 등으로 난조를 겪었다. 정우영은 전반기 동안 41경기에서 2승 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08로 지난 시즌과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선발 전환하기 전 이정용은 전반기 26경기에서 3승 1패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90으로 역시 흔들렸다.

이토록 선발진의 붕괴와 함께 시즌 초반 LG가 하위권으로 처졌다면 올 시즌 LG는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준비성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염경엽 LG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들, 프런트가 한데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LG 코칭스태프는 지난겨울 스프링캠프 기간에 '함덕주-박명근-유영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플랜B'를 미리 준비시켰다. 그리고 이들이 기존 필승조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전반기 동안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진 경기에서도 이들이 불펜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염경엽 LG 감독.
LG 선수들.
타선에서는 홍창기를 비롯해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김현수, 오지환, 김민성, 박해민, 문보경 등이 골고루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과거 대주자 역할로 한정됐던 신민재가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게 LG로서는 최고의 발견이었다. 신민재는 사령탑의 확고한 믿음 속에 119경기에 출장, 타율 0.275(276타수 76안타) 2루타 5개, 3루타 2개, 27타점 45득점 35도루(14도루 실패) 25볼넷 31삼진 장타율 0.308, 출루율 0.337의 성적을 올렸다. 프런트도 늘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현장을 도왔다. LG의 퓨처스리그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이천 LG 챔피언스파크는 육성의 산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선수 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을 꾸준하게 길러냈다. 또 차명석 LG 단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을 보강했다. 최근에는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영입하며 '윈 나우' 버튼을 눌렀다. LG는 최원태를 품에 안는 대신, 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키움에게 내줬다. 그 정도로 올 시즌 우승을 향해 강력한 시동을 걸었던 LG였다. 결국 LG는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이후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채 1위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LG는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가장 유리한 건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 등을 치르는 팀보다 더욱 많은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LG가 이제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한(恨)을 풀 수 있을까. LG 팬들의 꿈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LG 선수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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