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필름 카메라 향수 돋우는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 f
[IT동아 차주경 기자] 니콘이 35mm FX 규격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Z f를 공개했다. 니콘의 필름 카메라 인기 제품의 디자인에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능을 갖춘 제품이다. 니콘은 앞서 DSLR 카메라 Df, APS 미러리스 카메라 Z fc 등 필름 카메라 인기 제품의 외관을 본따 만든 디지털 카메라를 선보여 많은 인기를 모았다. 니콘 Z f는 이전 제품보다 가격은 싸지만, 성능은 중고급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니콘은 인기 필름 카메라 ‘FM2’의 겉모습을 본따 니콘 Z f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니콘 로고와 삼각형 펜타프리즘(뷰 파인더와 플래시 연결 핫 슈가 있는 곳), 다이얼과 셔터 릴리즈 버튼을 보면 실제로 두 제품이 닮았다. 플래시 터미널 단자가 자동 초점 보조광 발사부로 바뀐 점, 심도 미리보기 레버 대신 임의의 기능을 할당해 쓰는 펑션 버튼을 가진 점은 다르다. 본체 위아래 길이도 니콘 FM2는 짧지만, Z f는 다소 길다.
니콘 Z f는 35mm FX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다. 니콘 니코르 Z 마운트 렌즈는 물론 니코르 Z DX 마운트 렌즈도 사용 가능하다. 단, 이 경우 렌즈의 초점 거리가 1.5배 길어지고 본체에서 APS 설정을 켜야 한다. 셔터와 셔터막이 없으므로, 렌즈 어댑터를 장착 후 다른 카메라에서 쓰던 렌즈를 장착하는 것도 된다.
니콘 Z f의 본체 위에는 다이얼과 셔터 릴리즈 버튼 등이 자리 잡았다. 본체 왼쪽에서부터 감도 조절 다이얼과 셔터 속도 조절 다이얼, 노출보정 다이얼이 각각 배치된다. 감도 조절 다이얼 아래에는 P/A/S/M 촬영 설정 레버가, 셔터 속도 조절 다이얼 아래에는 흑백 사진/일반 사진/동영상 설정 레버가 각각 달렸다. 전원 레버는 셔터 릴리즈 버튼 아래에 있다. 조리개 값을 알려주는 작은 모니터도 있다. 단, 셔터 릴리즈 버튼은 기존의 케이블 릴리즈를 지원하지 않는다.
니콘 Z f의 본체 뒤에 있는 조작계 버튼을 살펴보자. 왼쪽에 사진 리뷰와 삭제 버튼, 오른쪽에 AEL/AFL(노출/초점 고정) 버튼과 커맨드 다이얼 등이 있다. i 버튼을 누르면 자주 쓰는 촬영 설정을 간편하게 바꾸도록 돕는 메뉴가 나온다. 메뉴와 사진 이동용 십자 버튼, 사진 확대/축소와 메뉴 호출 버튼도 있다.
본체 뒷면 모니터는 회전형이어서 다양한 구도에서 사진을 찍을 때 쓰기 좋다. 터치 조작도 된다. 크기는 3.2인치에 화소수는 210만 개다. 전자식 뷰 파인더는 0.8배율에 369만 화소다. 35mm 이미지 센서 면적의 80%만큼의 크기를 전자식 뷰 파인더로 표시한다는 의미다. 모니터-전자식 뷰 파인더 전환 버튼은 펜타프리즘 왼쪽에 있다.
니콘 Z f는 저장 매체로 마이크로SD 메모리 혹은 SD 메모리 카드를 쓴다. 메모리 카드 슬롯은 각각 하나씩, 총 두 개다. 물론, 메모리 슬롯 두 곳에 모두 메모리 카드를 넣어서 쓰는 것도 된다. 전원은 EN-EL15c 리튬이온 배터리다. 충전 후 CIPA 기준(30초 간격으로 사진을 1장씩 촬영)으로 사진을 약 400장 남짓, 동영상을 90여 분 촬영 가능하다. 실제 사용 시에는 사진을 600장 이상 찍고도 배터리 잔량이 20%쯤 남았다.
니콘 Z f의 본체 크기는 144 x 103 x 49mm, 무게는 본체 기준 710g이다. 니콘 FM2(무게 540g)보다 본체 위아래 길이가 긴 만큼 무게도 다소 무겁다. 이 제품은 니콘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Z8과 같은 수준의 방진방적을 지원한다. 본체 재질은 마그네슘 합금, 다이얼의 재질은 황동이다.
니콘 Z f에 니콘 니코르 Z 40mm F2 SE 렌즈를 장착해 이틀간 사용했다. 이 제품의 35mm 245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색깔이 산뜻하고 선명도가 좋은 사진을 만든다. 이미지 센서에 배치된 자동 초점 포인트의 개수는 274개로, 화면 거의 모든 영역에 대응한다. 피사체가 뷰 파인더의 가운데에 있든 가장자리에 있든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조절한다.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조절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니콘 Z f는 이론상 -10EV, 빛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촛불보다 약한 빛만 있어도 피사체를 찾는다. 여기에 ISO 64000 일반 고감도, ISO 204800 확장 고감도를 쓰면 어떤 상황에서든 피사체를 찾아 사진을 찍는다.
흔들림 보정 기능의 성능도 놀라운 수준이다. 니콘은 이 제품의 흔들림 보정 기능이 셔터 속도 약 8단계(최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셔터 속도 1초가 나올 정도로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1/256초 셔터 속도로 찍은 것만큼 카메라의 흔들림을 상쇄한다. 실제로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사용자가 카메라를 잘 쥔 채 바른 자세로 사진을 찍으면, 셔터 속도가 1/2초 이하로 나오는 야경을 소화 가능할 정도로 효용이 좋다.
이 제품은 사람 외에 동물, 차량, 비행기 등 아홉 개의 피사체를 자동 인식해서 초점을 실시간 조절하는 ‘피사체 검출’ 기능을 가졌다. 새, 고양이 등 동물을 주로 찍는 사진가에게 유용하다. 사진의 색상과 명암, 선명도를 세부 조절하는 픽처 콘트롤도 유용하다. 이 설정을 쓰면 사용자만의 사진 색상과 느낌을 재현해 편리하다.
니콘은 Z f의 촬영 설정에 흑백을 따로 할당했다. 흑백 사진은 색상은 표현하지 않지만, 명암과 대비를 극적으로 강조해 강한 인상을 준다. 흑백으로 인물 사진을 찍을 때를 대비한 리치 톤 인물 사진 촬영 기능도 요긴하다.
회전형 모니터를 가진 덕분에, 니콘 Z f 사용자는 다양한 구도로 사진을 찍을 것이다. 하이/로우 구도를 자유롭게 쓸 것이다. 자동 초점과 초당 7매 연속 촬영 기능을 활용하면 더욱 편리하게 원하는 사진을 찍는다. 자동 초점 포인트의 크기가 작고 피사체 추적 성능이 좋아 곤충과 같은 피사체도 원활하게 담는다.
니콘 Z f는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인 Z8과 거의 같은 기계 성능을 발휘한다. 4K UHD 동영상도 무난하게 담는다. 자동 초점 기능은 동영상을 찍을 때에도 실력을 뽐낸다. 4K UHD 30p뿐만 아니라 60p, 더욱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찍는 기능도 지원한다. 단, 4K 60p를 쓰려면 35mm가 아닌, APS 설정이 된다.
니콘 Z f로 사진을 찍으면 즐겁다. 우선 동작 속도가 빠르다. 사진을 찍어야 할 순간을 마주치면, 사용자는 카메라를 바로 꺼내서 전원을 켜고 자동 초점을 잡고 순간을 포착해서 사진을 담는다. 이 모든 동작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메뉴도 편리하고, 다이얼 조작계도 직관성이 좋다.
사진을 찍은 다음 결과물을 봐도 만족스럽다. 자동 초점 기능이 우수한 덕분에 피사체를 제법 선명하게 표현한다. 픽처 콘트롤과 같은 사진 색상 설정 기능을 쓰면 더 좋다. 이 장점은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찍을 때에도 느낀다. 고감도 사진의 화질도 좋은 인상을 준다.
니콘 Z f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제품의 겉모습을 보면 기분은 더 좋아진다. 다이얼 조작계는 다루기 까다로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제품을 다루는데 익숙해진 사용자가 사진 창작의 세계를 더 넓히도록 돕는다. 회전형 모니터와 전자식 뷰 파인더도 쓰기 좋고 편리하다.
니콘 Z f는 이처럼 외관과 성능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사들은 첨단 기술을 과시하는데 바빠, 정작 사용자에게 사진을 찍는 재미는 주지 못한다. 카메라의 성능이 좋다고 해서 늘 좋은 사진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사진이라는 예술을 즐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개성과 관점을 얼마나 잘 발휘하느냐, 카메라가 이를 얼마나 잘 돕냐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니콘 Z f는 사진을 찍는 재미, 결과물을 보는 만족 모두를 선사한다.
단점도 있다. 니콘 Z f의 그립은 본체의 부피와 무게에 비해 작다. 게다가, 손에 쥘 때 엄지가 닿는 부분에 지지대가 없다. 그래서 이 제품을 한 손으로 쥐고 사진을 찍으면 손에서 미끄러질까봐 불안한 느낌이 든다. 니콘 니코르 Z 마운트 렌즈들은 대개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겁다. 그래서 이 단점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손에 쥐면 바로 '다부지고 견고하다'는 느낌을 주는 니콘 FM2와 달리, 이 제품은 다소 '가벼운' 느낌을 준다. 마그네슘 합금이 본체 일부에만 쓰인 탓이다.
니콘은 Z f를 10월 중 판매한다. 가격은 일본 기준으로 본체 30만 엔(약 272만 원), 니콘 니코르 Z 40mm F2 SE를 포함한 렌즈 키트가 33만 엔(약 299만 원)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도 일본과 거의 같은 시기, 10월 중 이 제품을 판매한다. 가격은 본체 288만 원이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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