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노래로 중국을 울린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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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바라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중국인들의 방식이 변하고 있다.
올가을 또 하나의 노래가 중국을 흔들고 있다.
노래는 평범한 중국인들이 6세부터 88세까지 나이별로 겪는 고민을 순서대로 꺼내 놓는다.
시진핑 집권 3기 이후 더욱 강력해진 검열과 통제를 생각하면 이런 노래가 노출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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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또 하나의 노래가 중국을 흔들고 있다. '대몽(大夢)'이라는 곡이다. 1988년생 여성 가수 런쑤시와 남성 3인조 와이나 밴드가 함께 만들었다. 누군가는 경기침체에 대한 답답함을, 어떤 이는 인생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탄식하고 눈물을 흘렸단다.
노래는 평범한 중국인들이 6세부터 88세까지 나이별로 겪는 고민을 순서대로 꺼내 놓는다. 가장 공감을 받는 대목은 23세다. "벌써 스물셋, 곧 대학을 졸업한다. 사랑에 빠지는 것도, 취직하는 것도, 외지에 나가는 것도 두렵다"고 푸념한다. 사랑은 결혼과 연결된다. 중국은 인구감소와 결혼기피 풍조 확산,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해 37년 만에 최저치의 혼인건수를 기록했다.
취직은 곡 전체를 관통한다. 18세에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 선전에 와서 한동안 방황했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고, 돈도 다 써버렸다"고 읊조린다. 28세 때는 애인의 언니가 "정규직이 아니냐고 물었다"고 토로한다. 38세에는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초과근무를 해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면서 "쉬지 않아도 돈을 더 벌 수 없다. 기계 같아서 멈출 수도 없다"고 썼다.
일자리는 중국의 아픈 손가락이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매월 경신하고 있다. 초과근무는 고질적 과로사 원인인 '996 근무제'(오전 9시∼오후 9시 주 6일 근무)를 꼬집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지에 나간다는 것은 도시에서 돈을 버는 농민공을 뜻할 수 있다. 한 평론가는 서민의 방황과 불안, 사회에 대한 의문을 표현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이후 더욱 강력해진 검열과 통제를 생각하면 이런 노래가 노출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어렵다. 정부를 비판하면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오히려 신하방(新下放)이라며 청년들에게 '농촌행'을 강요한다.
그런데도 '대몽'이 빛을 봤다. "88세에 들판을 걷다가 우는 아이를 만났다. 봄빛이 찬란하다"라는 말미의 가사 덕분이다. 쇠락한 노년이 순수한 어린 시절을 대면하는 장면으로 '순환'을 표현했다는 게 평론가들의 해석이다. 한 세대가 늙어가면 반드시 젊은 한 세대가 따라온다는 것이다. 또 무력감, 절망감 등 인생의 모든 장애물은 세월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는 포장도 했다. 젊었을 때 고생을 맛보고 괴로움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시 주석의 청년관과 일치한다.
하지만 가수는 노래에 대한 설명을 거부한다. "이미 가사에 다 쓰여 있다"는 답변으로 그친다. 그리고 묻고 또 묻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아니, 어쩌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책일 수도 있겠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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