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의 전설' 짐 켈러 "삼성전자서 AI칩 만들어달라"
삼성 美테일러 공장서 생산
8월 이어 북미서 잇단 수주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중국내 공장 생산 한숨돌려
◆ 반도체 전쟁 변곡점 ◆
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에 이어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대한 추가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AI용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아 영향이 작은 데다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내 반입을 허용하는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의 무기한 연장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국 내 공장 운영 차질을 피하면서도 미국 테일러 공장의 파운드리 사업 또한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캐나다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AI 칩을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꼽히는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AI 반도체 기업이다. 텐스토렌트는 2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AI 칩렛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언급하며 "삼성전자는 미 테일러에 새로운 팹을 건설 중이다. 최신 노드를 갖춘 삼성 파운드리 시설을 통해 텐스토렌트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칩렛은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에 넣는 기술을 말한다.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인 'SF4X'를 적용해 AI 칩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할 텐스토렌트의 AI 반도체는 밀리와트(㎽·저전력)에서 메가와트(㎿·고전력)까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를 바탕으로 '에지 디바이스'(스마트폰·차량 등 이용자 단계의 기기),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켈러 CEO는 "삼성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기 위해 키스 위텍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게 됐다"며 "삼성 파운드리는 AI 칩렛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키사리 삼성 파운드리 미국사업담당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는 미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최고의 기술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삼성의 첨단 노드는 텐스토렌트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미국 그로크의 차세대 AI 칩 생산을 수주했으며, 이 역시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건설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생산보조금을 신청한 상태다.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중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제한을 둔 '가드레일' 조항이 최근 확정되면서 불확실성도 한층 해소된 상황이다. 미 상무부는 첨단 반도체의 경우 중국에서 웨이퍼 투입량 기준 10년간 5% 미만의 생산능력 확대를 허용한다는 가드레일 조항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오는 11일로 종료 예정인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도 무기한 연장되는 쪽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 상무부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목록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대중 반도체 기술·장비 수출 통제 유예 기간을 무기한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에 대한 집적도를 높일 수 있어 10년간 5% 증산 제한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장비 반입 또한 무기한 유예를 받을 수 있게 돼 업계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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