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29년 전 패배 설욕하고 날아오를까... 우즈베크와 준결승전

항저우/장민석 기자 2023. 10. 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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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55) 감독에게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은 특별한 대회다.

1994 미국 월드컵 본선 조별 리그 볼리비아전(0대0 무)에서 수많은 찬스를 놓치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그는 그해 열린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네팔전(11대0 승)에서 혼자 8골을 터뜨리며 A매치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을 세웠다. 8강전에선 일본을 상대로 두 골을 기록, 3대2 승리를 이끌면서 한일전의 영웅이 됐다.

다음 4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우즈베크). 황 감독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지만, 한국은 우즈베크에 0대1 충격 패를 당했다. 당시 슈팅 수에서 28-2로 앞설 만큼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던 한국은 상대의 평범한 슛을 골키퍼 차상광이 뒤로 빠뜨리는 실수를 범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1골을 터뜨린 황 감독은 빛바랜 득점왕이 됐다.

4일 오후 9시(한국 시각) 중국 항저우 황룽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은 황선홍 감독에겐 29년 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우즈베크는 이 대회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올라왔다.

조별리그를 2승으로 통과한 우즈베크는 16강에서 인도네시아를 2대0,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대1로 물리쳤다.

171cm로 키는 크지 않지만 화려한 기술로 이강인(22·PSG)을 떠올리게 하는 미드필더 야수르벡 얄로리딘노프(21)가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작년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3골로 우즈베크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과 중국의 축구 8강전에서 대한민국 황선홍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3.10.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우즈베크는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만나는 팀 중 가장 전력이 강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선 우즈베크를 4대3으로 어렵게 물리친 바 있다.

황선홍 감독은 “우즈베크는 상당히 직선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힘 대 힘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23득점 1실점하며 순항하고 있다.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이 5골로 득점왕을 노리고 있고, 홍현석(24·헨트)과 조영욱(24·상무), 백승호(26·전북)가 3골씩 넣었다. 골맛을 본 선수가 11명에 달한다.

공격수에게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요구하는 황선홍 감독은 활발한 교체를 통해 효율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며 대회를 이끌고 있다. 지난 1일 중국과 8강전에서도 고영준(22·포항)과 송민규(24·전북) 등의 공격수를 먼저 투입하고 ‘에이스’ 이강인과 대회 득점 1위 정우영 등을 후반에 넣는 로테이션 전략을 썼다.

2선 공격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황 감독은 “공격수들 모두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누가 선발로 나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항저우=뉴시스] 고승민 기자 =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 대 중국 경기, 중국을 2대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한 한국 이강인 등 선수들이 경기 후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2023.10.01. kkssmm99@newsis.com

반대편 4강 대진에선 4일 오후 7시 일본과 홍콩이 결승 진출을 다툰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48위 홍콩은 당초 C조에 편성돼 우즈베크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와 경쟁하게 돼 있었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대회에 갑자기 불참하면서 자동으로 16강에 올랐다.

대회 조직위는 16강 진출을 이미 확정한 우즈베크와 홍콩을 두 차례 맞붙게 했고, 홍콩은 0대1, 1대2로 연이어 패했다.

2전 전패로 16강에 간 홍콩은 팔레스타인을 1대0으로 물리쳤고, 지난 1일 8강전에선 FIFA 랭킹 21위 이란을 1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홍콩을 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으로 이끈 사령탑은 예른 안데르센(60·노르웨이) 감독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 대표팀을 맡았던 그는 2018년부터 1년간 K리그 인천을 이끈 바 있다. 안데르센 감독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일본을 상대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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