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생도 매년 100명 넘게 자퇴…장교 자긍심 회복시켜줘야 [사설]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학교 입학생 중 지난 5년간 스스로 교정을 떠난 생도들이 5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00명꼴로 이탈하고 있으니 인력 양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공개한 '각 군 사관학교 자진 퇴교자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자퇴한 생도는 모두 545명에 달했다. 2019년 74명이었던 자퇴 생도는 2022년 146명으로 2배로 늘었고, 올해는 9월까지 자퇴생이 이미 지난해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입학하자마자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
장교는 방패와 성처럼 나라를 지킨다고 해서 나라의 간성(干城)이라고 불린다. 일선 병사들을 지휘 감독할 군 간부 후보들의 급격한 이탈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관생도 1명을 양성하는 데 통상 4년간 2억원 이상의 국비가 소요돼 생도들의 자퇴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교 인력 배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군은 위기감을 갖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도들의 하차에는 군 문화 부적응 등 다양한 사유가 있지만, 장교 처우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따라 현재 130만원 수준인 병장 월급(지원금 포함)은 내년 165만원, 2025년에는 205만원으로 오른다. 초급 장교 1호봉 월급은 178만원으로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감안할 때 2025년에는 역전될 수 있다. 애국심으로 군 간부를 꿈꿨다 하더라도 MZ세대들이 이런 불합리한 처우를 수용하겠는가. 이래서는 장교들이 자긍심을 갖기 힘들다. 군 초급간부를 육성하는 육군 학군장교(ROTC)도 인기가 급락했다. 올해 7월 기준 학군장교를 운영하는 대학의 절반이 후보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는데, 이 역시 긴 복무기간과 열악한 처우 등이 이유로 꼽혔다.
군 간부는 군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안보 자산인 만큼 이런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방부는 서둘러 사관생도들의 무더기 자퇴 원인을 파악하고 군 간부의 사기를 진작시킬 혁신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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