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효과' 반도체 수출 회복 조짐…기술력으로 압도하길 [사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9월 수출액이 99억3600만달러를 기록해 8월보다 1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반등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규모를 줄여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시장조사기관들은 4분기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수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반도체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정보기술(IT) 분야 회복세가 더디고 반도체가 주로 쓰이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제품의 글로벌 판매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과 유럽에서 수백조 원 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는 미국, 일본 공장 신설과 대만 내 생산라인 증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중국에 대한 기술 통제를 강화하는 미국의 움직임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 상무부는 조만간 중국에 대한 AI 칩 수출 규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역시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준비 중이다. 중국에 가장 많은 반도체를 수출하는 한국 입장에선 우호적이지 않은 여건이다.
각국이 국운을 걸고 벌이는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압도적인 기술력밖에 없다. 최근 신형 아이폰의 발열 이슈로 여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를 만드는 TSMC 3나노(㎚) 공정 신뢰도에 흠집이 났다. 파운드리는 세계 1위조차 한 번만 '삐끗'해도 고객사를 빼앗긴다. 절치부심한 K반도체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때맞춰 북미에서 연달아 초미세공정 AI 칩을 수주했다. K반도체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입증하고 초격차를 확보하는 낭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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