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부심'도 좋지만…뭐든지 과하면 '독'

2023. 10. 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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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챌린지·경기불황 영향
식품업계도 출시 경쟁 뜨거워
캡사이신, 스트레스 완화 효과
과한 섭취땐 각종 부작용 유발
게티이미지뱅크

'매운맛'을 빼놓고는 한국인을 설명할 수 없다. 워낙 매운맛을 사랑하는 한국인이 갈수록 매운맛을 찾고 있다.

식품업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맵부심(매운 맛을 잘 먹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자랑하는 매운맛 챌린지 유행과 경기 불황을 주요인으로 꼽는다.

매운맛 출시 경쟁이 치열한 곳은 라면 업계다. 지난달 오뚜기는 기존 매운 라면의 대표 상품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 등으로 매운맛을 추가한 '마열라면'을 출시했다. 마열라면은 출시 40일 만에 약 400만개가 판매됐다. 농심이 뒤이어 선보인 신라면 '더 레드' 또한 매운맛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출시 18일 만에 42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이는 맵기로 유명한 신라면보다 맵기 지수가 두 배 높은 제품이다.

이달 세븐일레븐이 자체브랜드(PB) 컵라면 대파면과 오뚜기 열라면을 합쳐 개발한 '세븐일레븐 대파열라면' 역시 최근 세븐일레븐의 컵라면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안종현 세븐일레븐 라면 MD(상품개발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매운맛이 식품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통상 경기 불황에는 매운맛이 잘 나간다는 정설이 있다. 경제위기로 커진 스트레스를 소비자들이 매운맛으로 해소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은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해준다고 알려졌다.

매운맛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매운' '핫(Hot)' '스파이시(Spicy)' 등 단어가 들어간 상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9.5% 신장했다. GS25의 대표적인 매운맛 차별화 상품 틈새라면 5종은 전월 대비 매출이 32.6% 올랐다. GS25 역시 폭염과 물가 인상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고객 욕구를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업계는 지속해서 매운맛 상품을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NS에서 '매운맛 챌린지(도전)'가 유행하면서 한동안 매운맛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GS25는 많은 유명인이 SNS에서 매운맛 도전 영상을 올리는 '송주불냉면' 소스를 활용한 '송주불비빔국수'를 최근 내놨다. 직접 소스 양을 조절해 단계별 맵기를 체험할 수 있고, 전량을 투입하면 '극한의 매운맛'을 선사한다. 매운맛 챌린지에 적합한 쇼킹불맛카레와 눈물맛카레덮밥, 로제마라치킨샹궈 등 간편식도 출시한다. 판선영 GS25 냉동간편식팀 매니저는 "최근 식품업계의 인기 트렌드 중 하나인 매운맛 챌린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맛있게 매운맛'을 추구하는 개성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치킨도 가세했다. 교촌치킨은 대표 소스인 레드소스를 활용한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을 출시했다. 레드소스에 교촌만의 레시피로 매운맛을 더한 제품이다.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 '꼬북칩 매콤한맛' '포카칩 MAX 레드스파이시맛'에 이어 '찍먹 나쵸 치폴레마요소스맛'을 출시해 '매운맛 과자'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매운맛이 인기라지만 과다 섭취는 건강에 독이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적당한 매운맛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뭉친 기운을 풀어 스트레스를 해소해준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은 "과도한 매운맛은 산만하게 만들고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며 "건망증이 심하거나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가 있는 청소년과 만성기침, 피부의 가려움증, 눈병, 위장병이 있는 사람은 매운맛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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