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돈맥경화’에··· 주목받는 타 기업 지분투자 전략

박효정 기자 2023. 10. 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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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바이오 업계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타사 주식 매입'이 윈윈(win-win)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이 최근 잇따라 타 기업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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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ADC 개발 기업에 투자
유한양행·종근당 등도 전략적 지분투자 활발
"대기업 시장 다변화-벤처 재무 안정화 윈윈"
에임드바이오 연구원.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서울경제]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바이오 업계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타사 주식 매입’이 윈윈(win-win)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이 최근 잇따라 타 기업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3일 삼성물산(02826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가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기업인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8년 설립된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의료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종양 환자 임상 및 유전체학적 정보 분석과 환자 유래 실험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항체 및 ADC 등 바이오 신약 개발에 적용해 현재까지 3개의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해 국가신약개발재단(KDDF)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분 투자 외에도 에임드바이오와 ADC 툴박스 개발 공동 연구를 실시하는 한편 단일 항체 기반 아토피·치매 치료제(AMB001)에 대한 위탁개발(CDO) 과제를 수행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서울경제DB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타 기업 지분투자도 활발하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해 9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인 에이투젠의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올 4월 다중 표적 항체 기술을 보유한 프로젠에 총 300억 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지분율 38.9%)가 됐다.

종근당(185750)은 지난해 이엔셀에 20억 원을 투자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노하우 및 생산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해 미국 스펙트럼이 개발 중인 혁신 항암신약 2종의 미래 가치를 선점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화하기 위해 24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러한 지분 투자 전략은 기업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신기술에 접근하면서 다양한 시장에 더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 형성된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 전반적으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 스타트업 대부분이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정적으로 안정된 기업만이 다른 기업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며 “대기업 및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치료 영역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접근을 확대할 수 있고, 피투자 기업은 재무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사업화 경험을 공유해 신약 개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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