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이자지출 2년간 52%↑…이자부담 ‘역대 최대’
가계의 이자 지출이 금리 인상기를 맞은 2년간 절반 넘게 증가하면서,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로 사는 가구의 이자 부담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계가 이자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13만1000원이었다.
이는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전 분기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이다.
월평균 소득(479만3000원)에서 차지하는 비중(2.7%)도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였다.
가계 소득은 작년 2분기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소상공인 손실 보전금 지급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역대 최대 폭인 12.7% 증가했다가 지난 2분기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0.8% 감소했다.
반면 이자 지출은 작년 2분기 7.1%, 지난 2분기에는 42.4% 각각 급증했다. 지난 2분기 이자 지출 증가율은 1분기(42.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금리 인상에 이자 지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3.5%까지 올랐다.
기준금리가 3%포인트 오른 2년간 가계의 이자 지출은 2021년 2분기 월평균 8만6000원에서 13만1000원으로 52% 급증했다.
전체 가구 중 이자를 지출하는 가구 비율은 지난 2분기 기준 39.9%였다. 10가구 중 4가구는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이자를 냈다는 의미다.
가구 유형별로 보면 전세로 사는 가구의 이자 지출이 2년간 가장 크게 늘었다.
전세 가구의 이자 비용은 월평균 21만4319원으로 2021년 2분기(10만2000원)보다 110.0% 늘었다. 자가 가구는 38.1%(3만9000원) 늘어난 14만3000원, 월세 가구는 48.9%(2만3000원) 증가한 7만원이었다.
소득 대비 이자 비중도 전세 가구(4.6%)가 자가(2.7%)나 월세(1.9%) 가구보다 컸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고 밝히면서 국고채 금리 등 국내 시장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가계의 소비 지출은 2.7% 늘어나는 데 그쳐 2021년 1분기(1.6%)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이 0.5% 감소하는 등 소비는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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