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커 [핫이슈]

정욱 기자(jung.wook@mk.co.kr) 2023. 10. 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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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중국인 단체관광객 1000명이 방문해 쇼핑을 즐겼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2017년 3월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지 6년 반 만에 최대로 몰렸다. [한주형 기자]
6년 반 만이다. 명동·잠실 등 서울 시내 관광지에 활기가 돌아왔다. 중국인 관광객 ‘유커(游客)’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최장 10일에 달하는 올해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만 7만 5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개별 여행객까지 더하면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국간 항공편이 전성기의 60% 수준이지만 9월 국적별 방한 외국인 순위에선 중국이 1위에 올라섰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들뜬 분위기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을 새삼 체감하게 된다.

유커의 귀환을 마냥 기뻐하기엔 뭔가 어색하다. 6년반에 걸친 터널의 시작은 한한령(寒韓令)이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후폭풍이었다. 당시와 비교해 한중 관계가 나아졌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주요 관광지엔 갑자기 유커가 넘쳐나고 있다.

시선을 돌려 일본을 보자. 지난 8월 중국 정부에서 한국과 함께 일본으로 가는 단체관광객도 허용했지만 방일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가장 최근 통계인 8월 기준으로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36%수준이다. 전체 방일 관광객 숫자가 코로나 이전의 86% 수준을 회복했음을 고려하면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중국에선 일본이 미국과 반중 연대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이 불편하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내 반일감정도 높다. 일본 역시 노골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양국간 항공편은 코로나 이전의 40%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런 유커 특수가 한국을 자국의 자기장 안으로 끌어당기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언제든 한한령의 충격이 다시 몰려올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미중 갈등은 이제 시작 단계다. 유커의 귀환은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 어려운 우리 앞에 놓인 어려운 숙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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