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2023] '변방 mRNA연구' 30년 뒤인 2005년에 결실…15년 뒤 인류 구했다

박정연 기자 2023. 10. 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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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를 안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 연구는 이례적인 '초고속 수상'이란 평가를 받는다.

우준희 전 을지대병원 교수는 "mRNA 백신 개발은 2005년에야 비로소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이 나왔는데, 오랫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명 '변방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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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자들 "성공 여부 불투명했던 연구 지속 부러워"
커털린 커리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왼쪽), 드류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오른쪽)

2일 노벨생리의학상의 영예를 안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개발 연구는 이례적인 ‘초고속 수상’이란 평가를 받는다. 수십 년 검증을 거친 연구 성과에 주어지던 기존 관행을 깼기 때문이다. 노벨위원회는 “현대 인류 건강에 큰 위협 중 하나가 닥친 시기에 획기적 발견을 통해 전례 없는 백신 개발 속도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치명적인 대규모 전염병 사태에 과학의 힘으로 대응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상용화에서 수상까지 걸린 시간은 짧지만 수상자들이 연구에 투자한 시간은 짧지 않다. 공동수상자 카탈린 커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은 오늘날 ‘백신의 여왕’으로 불리기까지 긴 시간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다. 

카리코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1990년대 초부터 mRNA 백신 개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mRNA를 백신으로 쓰는 전략이 처음 등장한 시기였다. 당시만 해도 긍정적인 성과를 점치는 과학자들은 많지 않았다. mRNA 백신은 특정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유전정보를 품은 mRNA가 세포 내로 들어가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방식인데, 이 mRNA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강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상에 제약이 많았던 만큼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각종 지원은 곧 끊겼다. 카리코 교수 또한 수시로 대학교와 연구실을 옮기면서 연구를 이어가야만 했다. 수십년 간 비정규직 지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연봉도 6만 달러(약8151만원)를 넘지 못했다.

카리코 교수의 연구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인 드류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만나면서 비로소 속도를 낼 수 있었다. 1998년 mRNA를 활용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을 만들겠다는 카리코 교수의 계획을 들은 와이스먼 교수가 공동연구를 제안한 것이다. 연구에 탄력이 붙고 얼마 뒤인 2005년 이들은 mRNA 치료제가 유발하는 염증 반응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카리코 교수가 mRNA 백신 개발 연구를 시작하고 약 30년만이었다.

● 변방의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져…“끈기있는 지원과 투자가 결실”

국내 전문가들은 성공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았던 mRNA 백신 개발 연구가 계속해서 이뤄졌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준희 전 을지대병원 교수는 “mRNA 백신 개발은 2005년에야 비로소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이 나왔는데, 오랫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명 ‘변방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없는 기초연구가 지속될 수 있었던 연구 환경이 과학자들의 최고 영예인 노벨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우 교수는 “카리코 교수도 연구비 수혈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맞지만 연구 자체는 지속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백신 전문가들 사이에선 mRNA 백신뿐만 아니라 많은 백신 개발 연구에 대한 지원이 장기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수 경희대 의대 교수는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조정되면서 백신 연구사업의 예산의 80% 가량 삭감되는데 아무래도 연구자들의 타격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혁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통상 백신 연구는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 등으로 10년 이상의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며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끈기가 필요한 분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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