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설 마테우스 비판 "김민재 기대 이하"→뮌헨 팬들 반박 "아직 적응기잖아", "확실히 잠재력 있어"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김민재를 감쌌다.
글로벌 매체 '유로 스포르트'는 2일(한국시간) "로타어 마테우스가 뮌헨 수비를 비판했다. 특히 영입생 김민재는 '불확실한 요인'이자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 오른쪽 수비는 물론 알폰소 데이비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라며 마테우스가 'Sky90'에 출연해 뮌헨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조명했다.
마테우스는 선수 시절 묀헨글라트바흐, 뮌헨, 인터밀란에서 커리어를 보냈던 전설적인 미드필더다. 특히 뮌헨 소속으로만 410경기를 소화하며 족적을 남겼다. 전차 군단 독일 국가대표로도 무려 150경기에 출전했다.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은 물론 1990 국제축구연맹(FIFA)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도 차지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는 뮌헨 불안 요소다. 먼저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는 이탈리아에서 받은 칭찬으로 기대됐던 부분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에 이어 마테우스까지 김민재가 기대 이하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다만 뮌헨 팬들 생각은 다르다. 뮌헨 소식을 전하는 'FCB 인사이드'가 조명한 김민재 소식 속 뮌헨 팬들은 "실수 없는 수비수는 없다",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 실점에 대한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더 리흐트와 함께라면 훨씬 안전할 것", "김민재는 우리와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가 적응할 때까지 실수도 감안하며 기다려줘야 해", "김민재는 확실히 잠재력이 있다. 나는 그를 믿는다"라며 댓글을 남겼다.
김민재는 '대한민국 K리그' 전북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강희 감독에게 무한 신뢰를 받으며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베테랑 못지않은 수비로 K리그를 뒤흔들며 전북 왕조에 일조했다.
다음 클럽은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이었다. '황사 머니'로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았던 중국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두 시즌 동안 중국 슈퍼리그를 누비며 이탈리아 전설 파비오 칸나바로(광저우 헝다) 감독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마침내 유럽에 진출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했다. 처음 밟는 유럽 무대와 튀르키예 최고 명문이라는 중압감도 우스웠다. 김민재는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정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불과 한 시즌 만에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입서앴다. 여러모로 진정한 시험 무대였다. 김민재는 정교한 수비 조직력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탈리아 리그에서 클럽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체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졌다.
김민재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완벽히 증명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저돌적인 수비, 안정적인 연계, 헌신적인 자세로 골문을 든든하게 책임졌으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과 함께 이탈리아 전역을 뒤흔들었다.
그 결과 나폴리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이탈리아 정상에 올랐다. 김민재는 시즌 베스트 수비수, 올해의 팀, ESM(유러피언 스포츠 미디어) 올해의 팀 등에 선정되며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축구계 최고라 불리는 발롱도르 후보로도 지명됐다. 설기현(2002년, 안더레흐트), 박지성(2005년, 맨유), 손흥민(2019년, 2022년, 토트넘 훗스퍼) 다음 코리안 리거 네 번째다. 2021년 페네르바체 입성으로 유럽에 도전장을 내민 다음 불과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 가운데 역대 최초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무척 크다.
시즌 종료 이후 김민재가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7월 1일부로 활성화된 바이아웃은 일찌감치 '바겐세일'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면서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김민재는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업데이트한 몸값에서 6,000만 유로(약 855억 원)로 평가됐다. 2021년 10월 페네르바체 입단 당시 몸값 불과 650만 유로(약 93억 원)다. 2년이 채 되지도 않아 무려 823%가 상승한 셈이다.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김민재는 손흥민을 제치고 '대한민국 최고 몸값 선수'로 등극했다. 나폴리 선수 가운데 3등, 1996년생 선수 가운데 4등, 이탈리아 세리에A 선수 가운데 7등, 전 세계 센터백 가운데 8등, 전 세계 축구 선수 가운데 58등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등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빅클럽들이 모두 김민재에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에 뛰어든 뮌헨이 끝내 계약을 체결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 영입이 공식 발표되자 "김민재가 합류해 매우 기쁘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컨디션이 완벽하며 출전 준비가 됐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전북, 베이징, 페네르바체, 나폴리를 거치며 한국,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정복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센터백이 독일 무대에 입성했다. 목표는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방패)'과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를 넘어 '트레블'이다.
주전 경쟁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 그리고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아직은 적응하는 시기다. 나폴리 시절 보여줬던 저돌적인 수비는 여전하지만 이따금 아찔한 장면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동료들과 호흡이다. 투헬 감독과 마테우스도 쓴소리를 남긴 상황. 다만 그만큼 뮌헨이 김민재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상당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뮌헨 팬들은 김민재가 아직 적응기에 있으며 잠재력을 믿는다고 감쌌다.
한편 뮌헨은 수비 보강을 고민하고 있다. 개막 이후 모든 대회를 합쳐 9경기 동안 12실점을 내줬다. 클린시트(무실점)는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그런 뮌헨이 센터백 옵션으로 제롬 보아텡 재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소속이자 바이에른 뮌헨 소식통으로 유명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뮌헨이 보아텡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자유 계약(FA) 신분인 보아텡과 협상에 진전을 이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뇌부들 역시 보아텡을 원하고 있다. 그는 건강하며 복귀할 준비가 됐다. 아직 메디컬 테스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다음 회담은 일요일에 예정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센터백 라인에 무게를 더할 옵션으로 보아텡을 노린다는 이야기다.
보아텡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장장 10년 동안 알리안츠 아레나를 누볐으며 독일 국가대표로도 76경기를 소화했다. 2012-13시즌과 2019-20시즌 두 차례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보아텡은 뮌헨 수비진에 자신이 지닌 경험을 전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하는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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