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불안 요인이다" 독일 레전드 황당 혹평, 대체 왜?... 황제라더니 돌변

김우종 기자 2023. 10. 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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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독일 축구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62)가 '괴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김민재를 향해서만 쓴소리를 날린 건 아니었다. 김민재가 이끌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 전체를 향해 불안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일(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에 따르면 마테우스는 "김민재가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민재는 아직 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마테우스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독일 축구의 레전드다. 1979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에 입단한 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었다. 이어 인터 밀란으로 팀을 옮긴 마테우스는 1992년 여름 다시 바이에른 뮌헨으로 돌아와 2000년까지 뮌헨 소속으로 활약했다. 이후 그는 뉴욕 레드불스(미국) 생활을 끝으로 2001년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1990년에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또 1991년에는 FIFA 올해의 선수 초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높이 평가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레이더망에 김민재가 포착됐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SSC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뮌헨에 적합한 수비수"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만 다소 황당한 측면도 있다. 뮌헨 수비진의 문제가 꼭 김민재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민재(오른쪽)가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뒤 당장 주전으로 도약하며 '월드클래스' 수비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만 소속 팀은 리그 초반 완벽한 독주 체체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6경기를 치른 현재, 4승 2무로 승점 14점을 마크하며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오히려 레버쿠젠의 5승 1무로 승점 16점과 함께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슈투트가르트가 5승 1패, 승점 15점으로 2위에 랭크돼 있다. 여기에 4위 도르트문트(승점 14점)와 5위 라이프치히(승점 13점), 6위 호펜하임(승점 12점)의 거센 추격도 따돌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김민재는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김민재가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은 6경기에서 20골을 넣었고, 6골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1골을 허용한 셈이다. 강력한 수비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레버쿠젠과 도르트문트, 라이프치히도 6골만 내주며 순항하고 있다. 다만 분데스리가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뮌헨이라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뮌헨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컵대회까지 포함해 올 시즌 9경기에서 12골을 내줬다. 지난 시즌 뮌헨은 리그 34경기에서 38골을 허용한 바 있다.

김민재가 최근 경기에서 흔들리고 있었던 점이 마테우스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지난 1일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 RB라이프치히와 원정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장, 다욧 우파메카노와 함께 최종 라인에서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췄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90분 동안 풀타임을 소화하며 태클 2회,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2회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92%.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김민재에게 평점 6.5를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인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3점을 매겼다.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경기 최다 리커버리 11회도 기록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경기 전 몸 푸는 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다만 결정적인 실점 장면에서 김민재와 모두 연관된 점이 뼈아팠다. 뮌헨은 전반 시작 20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상대의 스로인 이후 센터서클 근처에서 침투 패스가 이어졌다. 뮌헨의 수비 라인이 완전히 뚫린 가운데, 라이프치히 공격수 이코마 로이스 오펜다를 향해 패스가 이어졌다. 오펜다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센터 서클 근처부터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다. 그 옆을 따라붙는 수비수는 바로 김민재. 일반적으로 김민재의 스피드라면 충분히 오펜다를 따라잡을 법했으나, 이번 장면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 정도로 오펜다의 스피드가 좋았다. 결국 오펜다가 김민재와 어깨 싸움을 이겨내며 페널티 아크 근처까지 공을 몰고 갔고, 왼발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해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펜다가 마지막에 찬 공이 김민재를 맞은 뒤 뮌헨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전반 26분. 라이프치히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 길게 넘어온 공을 라이프치히 오펜다가 머리로 떨어트렸고, 이 공을 문전에 있던 카스텔로 루케바가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해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교롭게도 루케바의 앞에 김민재가 있었고, 끝까지 경합을 벌이며 넘어졌으나, 이미 득점으로 이어진 뒤였다. 김민재는 진한 아쉬움에 실점 직후 두 손을 번쩍 들기도 했다. 그래도 뮌헨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티스 텔, 하파엘 게레이루를 투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섰고, 후반 12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골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이어 후반 25분에는 르로이 사네의 역습 골을 더해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 후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은 "확실히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며 뮌헨의 경기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분명 생각해 볼 것은 실점이 꼭 김민재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미드필더에서 아무런 압박도 하지 못한 채 손쉽게 침투 패스를 허용한 게 문제였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뮌헨 수비진이 모두 우왕좌왕하며 선수를 놓친 게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마테우스 역시 다른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마테우스는 뮌헨의 왼쪽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를 향해 "항상 후방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마테우스는 벤자민 파바르(인터밀란), 뤼카 에르난데스(파리 생제르맹)의 이적으로 생긴 센터백의 뎁스도 걸고 넘어졌다. 뮌헨은 김민재와 함께 주전 센터백이라 할 수 있는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김민재와 다욧 우파메카노, 2명이 사실상 뮌헨의 수비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베테랑 수비수 제롬 보아텡의 영입설까지 나오고 있다. 보아텡은 지난 시즌까지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에서 뛰었으며 현재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돼 어느 팀과 계약이 가능하다. 보아텡을 뮌헨에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뛴 경험도 있다.
김민재(왼쪽)의 바이에른 뮌헨 입단식. /AFPBBNews=뉴스1
경기에 집중하는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한편 김민재는 뮌헨을 이끌어 갈 수비수로 계속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한 건 지난 7월이었다. 당시 뮌헨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대표팀 수비수이자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활약한 김민재와 2028년 6월 30일까지의 5년 계약을 맺었다. 김민재의 등번호는 3번"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김민재의 이적료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독일과 이탈리아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뮌헨은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 5000만 유로(약 710억 원)를 지불하고 영입했다.

당시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라면서 "뮌헨에서 모든 것을 기다렸다. 제게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고, 이곳에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통해 나를 얼마나 원하는지 처음부터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최대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당찬 목표를 밝혔다. 또 '뮌헨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로 데 리흐트를 꼽았다. 김민재는 "데 리흐트는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더욱 자세하게 연구한 적이 있다. 뮌헨이 내게 관심이 있다고 했을 때도 데 리흐트가 생각이 났다. 그는 뮌헨에서 첫 시즌을 훌륭히 보냈다. 데 리흐트는 무척 긍정적이다. 나와 잘 지내고 있다. 물론 센터백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이 있을 거라는 걸 알지만 이 역시 축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민재 영입을 주도한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대표이사는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선정되는 등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는 정신력, 스피드, 피지컬 또한 인상적이다. 김민재가 즉시 팀에 합류할 수 있어 기쁘고, 자신의 플레이로 팬들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재 바이아웃 금액 5000만 유로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 유로·약 1134억원)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6700만 유로·약 950억원)에 이어 뮌헨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3위에 해당한다. 뮌헨이 김민재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었다.

김민재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월드클래스' 중앙 수비수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민재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했다. 이적하자마자 김민재는 단숨에 나폴리 주전 중앙 수비수로 도약했다. 리그 35경기에 출장해 마치 철벽과 같은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공중볼을 다투는 헤더 능력과 주력, 몸싸움에서 모두 밀리지 않으며 매 경기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 나갔다. 패스 정확도 91%, 걷어내기 122회, 태클 시도 55회, 가로채기 41회 등 거의 모든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때로는 세트피스 등 공격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무서운 공격 본능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2골 2도움을 마크했다. 김민재를 주축으로 한 수비진을 바탕으로 나폴리는 결국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에게 2022~2023 리그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여했다. 또 글로브 사커와 스코어90 등 다수의 유럽 축구 매체들이 김민재의 이름을 월드 베스트11에 포함했다. 입단 첫해부터 소속 팀의 우승과 함께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나폴리 시절 김민재. /사진=나폴리 SNS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김민재(왼쪽). /사진=나폴리 SNS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영국 매체 더 선과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바이에른 뮌헨의 2023~24시즌 베스트11을 예상했는데, 김민재가 데 리흐트와 함께 중앙 수비수에 위치했다. 독일 스포르트1은 "뮌헨이 뤼카 에라는데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데려올 수 없었지만, 그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선수를 데려왔다"면서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김민재와 '뮌헨 2년차'가 되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호흡 역시 기대를 모았다. 투헬 감독은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다. 마인츠 사령탑 시절 2013년에는 박주호를, 2014년에는 구자철의 영입을 각각 주도했다.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 첫 화상 통화가 뮌헨 이적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면서 "나는 무척 감동했다. 투헬 감독은 내게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뛴 경기와 나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나와 함께 할 명확한 계획도 있었다. 이는 내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안정을 줬다"고 전했다. 김민재와 투헬 감독은 7월 뮌헨 테게른제 훈련장에서 처음 마주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며 서로를 꼭 껴안았다. 당시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등을 토닥이며 "만나서 너무 좋다. 정말 행복하다. 너는 분명 잘 해낼 거야"라면서 김민재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투헬 감독은 "너는 이곳을 사랑하게 될 거야. 내가 약속할게"라며 계속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뮌헨의 공격진과 수비진을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인 파울 브라이트너(71)는 지난 8월 독일 BR24의 'Blickpunkt Sport'에 출연해 해리 케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김민재가 이끄는 수비진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소리를 했다. 그는 "나는 케인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그의 능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케인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면서 "뮌헨은 케인에게 의지하면 된다. 현재 뮌헨의 상황에서 가장 완벽한 선수다"라고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김민재가 이끄는 수비 라인에 대해서는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약점이 보인다"고 혹평했다. 또 2선 공격수들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구단 발전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뮌헨은 이전처럼 창의적인 선수들이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뮌헨의 축구는 너무 단조롭고 지루했다. 크로스가 불필요하게 많았다. '아티스트' 같이 좀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 플레이할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뮌헨의 성적에 대해 "팀 성적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뛰어난 선수들이 선수단에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훈련 중인 김민재(가장 오른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가장 왼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는 지난 8월 28일 베르더 브레멘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 선발 출장해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와 2라운드 경기에서도 선발 출장해 후반 36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81분 동안 뛰면서 무실점으로 팀의 수비진을 이끌었다. 다만 몇 차례 결정적인 패스 미스를 범하며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김민재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뒤 팀은 실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6.91을 부여했다. 이어 묀헨글라트바흐와 원정에서는 시즌 첫 풀타임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2-1 승리 및 3연승에 일조했다. 김민재는 직전 아우크스부르크전의 부진을 씻어내고 안정적인 수비와 왕성한 활동량, 공중볼 장악 능력 등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김민재는 A매치 일정을 소화한 뒤 다시 소속팀으로 복귀해 좋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레버쿠젠과 4라운드에서도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뛰었다. 당시 우파메카노와 센터백 호흡을 맞췄고, 태클 2회, 걷어내기 3회, 가로채기 1회 등을 마크했다. 공격 쪽에서는 패스성공률 91%와 함께 팀에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하는 키패스 1회를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6.7을 매겼는데, 이는 센터백 동인 우파메카노(6.2)보다 높은 평점이었다. 비록 2골을 내주며 2-2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지만, 김민재는 육탄 방어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왼쪽부터) 마타이스 데 리흐트,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AFPBBNews=뉴스1

마타이스 데 리흐트(왼쪽)와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왼쪽)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AFPBBNews=뉴스1
김민재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달 21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렀다. 김민재는 또 한 번 풀타임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4-3 승리에 기여했다. 김민재는 몸을 사리지 않는 끈끈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팀 내 최다 패스(96회) 및 걷어내기 6회를 기록했다. 당시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은 김민재를 향해 "카이저 김민재는 맨유의 공격수들을 상대로 훌륭한 결투를 펼쳤다. 후방에서 모든 패스를 잘 처리했다. 뮌헨이 경기 초반 맨유에 밀렸지만 김민재는 잘 대처했다. 특히 뮌헨이 경기를 장악하자 맨유 공격수들을 거의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며 찬사를 띄웠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도 김민재에게 양팀 수비수 중 최고 평점인 6.7을 부여했다.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 다욧 우파메카노는 평점 6.4를 받았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역시 김민재에게 양팀 수비수 최고 평점인 6.8점을 매겼다. 우파메카노는 6.7점이었다. 이날 데 리흐트가 결장하면서 뮌헨 수비수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다. 우파메카노는 최근 빌트를 통해 "우리는 3명의 좋은 센터백을 보유했다. 모든 훈련에서 사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김민재는 정말 위대한 선수다. 데 리흐트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김민재와 함께 해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데 리흐트는레버쿠젠전 직후 인터뷰에서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심정에 대해 "당연히 행복하지 않지만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난 유스 시절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적이 있다. 잘 즐기고 있다"면서 '줄어든 출전 시간에 대해 감독에게 따로 어필한 마음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김민재는 지난달 24일 VFL보훔과 5라운드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한 끝에 팀의 7-0 대승을 이끌었다. 당시 김민재는 데 리흐트와 처음으로 리그에서 선발 출격해 철벽 수비를 펼쳤다. 공중볼 경합에서 7차례 승리했으며, 태클 1회와 함께 패스성공률 94%를 마크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김민재는 아시아 출신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건 설기현(2002년 안더레흐트)과 박지성(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2019·2022년 토트넘)에 이어 4번째다. 비록 수상 가능성은 떨어질지라도 후보 자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할 만하다. 더 나아가 높은 순위로 마친다면 그 선수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서 설기현과 박지성은 점수를 얻지 못한 반면, 손흥민은 처음 선정됐던 2019년에는 최종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2년에는 최종 11위로 순위를 마감했다. 물론 수비수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공격수 포지션보다 발롱도르 순위 경쟁에 있어 아무래도 불리한 게 사실이다. 지난 2006년에는 이탈리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파비오 칸나바로가 수비수 출신으로 발롱도르를 거머쥔 바 있다. 그렇지만 중앙 수비수가 최종 수상의 영광을 안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건 분명하다. 실제로 이번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서 김민재를 포함해 후벵 디아스(포르투갈), 요슈코 그바르디올(크로아티아)까지 3명의 수비수만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또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10년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센터백은 총 25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단 두 명뿐이었다.

영국 매체 90min은 김민재를 발롱도르 후보 30위 중 25위에 올려놓았다. 이는 인터밀란의 니콜로 바렐라(26위), 세비야의 야신 부누(27위), 맨체스터 시티의 요슈코 그바르디올(28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안드레 오나나(29위), 파리 생제르맹의 랑달 콜로 무아니(30위)보다 높은 순위다. 특히 그바르디올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게 인상적이다. 그바르디올은 전세계를 대표하는 최고 센터백 중 한 명이다. 2022 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일원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조국을 4강으로 이끌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두 시즌 동안 RB 라이프치히(독일)에서 활약하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거듭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옮겼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적료는 무려 7760만 파운드(한화 약 12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더불어 90min은 올해 수상자로 'GOAT'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점쳤다.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만약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한다면 개인 통산 8번째 수상이 된다. 이미 역대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메시다. 또 현재 미국 무대를 누비고 있기에, 유럽이 아닌 다른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발롱도르를 받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메시의 뒤를 이어 2위의 주인공은 프리미어리그, 유럽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엘링 홀란이었다. 홀란은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을 이끌며 전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3위는 이강인의 팀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PSG)가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오른쪽)의 발롱도르 후보 등극 소식을 전한 바이에른 뮌헨.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발롱도르. /사진=프렌치 풋볼 SNS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오른 30명. 김민재(빨간색 네모). /사진=프렌치 풋볼 SNS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도 영광인데, 김민재는 '지난 10년간 유럽 축구계 최고의 이적 톱10'에 선정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 아르헨티나판은 지난 10년간 축구계 최고의 이적 톱10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김민재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김민재가 영입될 당시 나폴리의 상황을 전하면서 "2022~2023시즌 직전 나폴리는 여러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가며 위기에 빠졌다. 9년간 공격을 책임진 드리스 메르텐스가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로 떠난 상태였다. 여기에 핵심 수비수이자 주장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수비진의 무게는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나폴리는 이들의 대체자로 김민재와 크바라츠헬리아를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했다. 이적생 듀오의 활약으로 나폴리는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지난 시즌 결국 나폴리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김민재에 대해 "매 경기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며 '괴물'이란 별명을 얻었다. 물론 김민재와 크바라츠헬리아의 영입 외에도 여러 선수가 좋은 보습을 보였다. 빅터 오시멘은 득점력은 더욱 폭발했다.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와 피오트르 지엘린스키는 중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민재를 데려오면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나폴리는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독일 매체 빌트도 김민재 칭찬 행렬에 가세했다. 빌트는 올 시즌 뮌헨에서 영향략을 발휘하는 뮌헨 선수단 그룹을 나눠 공개했는데, 김민재는 킹슬리 코망, 레온 고레츠카와 함께 3번째 그룹에 속했다. 첫 번째 리더십 그룹 멤버로는 요슈아 키미히, 토마스 뮐러, 해리 케인가 포함됐다. 이어 팀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는 두 번째 그룹에 속했다. 메체는 노이어에 관해 "지난해 11월부터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그러면서 노이어의 입지가 다소 줄어든 상태"라고 부연했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에 김민재의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공격수 코망은 김민재와 같은 나이로 2017년부터 뮌헨에서 활약 중이다. 또 고레츠카는 이들보다 한 살 더 많으며, 뮌헨 입단 6년차다. 그런데 '신입생' 김민재가 이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매체는 김민재에 대해 "훈련에 대한 세심한 접근 방식이 뮌헨 동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민재는 세리에A 우승 팀 나폴리에서도 리더였다. 현재 자말 무시알라 같은 선수도 김민재를 따른다"고 설명했다. 20세의 미드필더 무시알라는 독일 축구의 미래라 불린다. 무시알리는 10대 시절부터 전 세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초특급 유망주인데, 그런 무시알리가 김민재를 향해 믿음과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가히 김민재의 대단한 리더십이라 할 만하다.

김민재는 이제 오는 4일 오전 4시 코펜하겐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다시 무실점 철벽 수비를 이끌기 위해 나설 전망이다. 이어 9일 0시 30분에는 프라이부르크와 홈 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어 A매치 일정을 소화한 뒤 22일에는 마인츠로 원정을 떠날 계획이다. 아직 시즌은 충분히 많이 남아 있다. 마테우스의 평가를 뒤집을 시간도 충분하다. 과연 김민재가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뮌헨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것인가.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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