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에서 찾은 고려 선박 나주선은…"30m 길이의 대형 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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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영산강에서 발견된 고선박인 '나주선'은 길이가 약 30m에 이르는 대형 군선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홍순재 학예연구사는 연구소가 펴낸 학술지 '해양문화재' 최근호에서 나주선의 구조와 크기를 재해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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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전남 나주 영산강에서 발견된 고선박인 '나주선'은 길이가 약 30m에 이르는 대형 군선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홍순재 학예연구사는 연구소가 펴낸 학술지 '해양문화재' 최근호에서 나주선의 구조와 크기를 재해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나주선은 2004년 3월 우연히 그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나주 주민이었던 윤재술 씨가 영산강 변에서 고대 선박의 부재로 보이는 조각을 찾아 신고했고 이후 나주시, 남도문화재연구원 등이 긴급 조사에 나서 총 7점의 선체 조각을 찾아냈다.
배 아래쪽에 대는 부재인 저판재(底板材), 'ㄴ'자 모양으로 깎아 만든 연결 부재인 만곡부종통재(彎曲部縱通材) 등이 현재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홍 학예연구사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수중 발굴된 고려시대 고선박과 문헌 자료, 부재로 쓰인 나무의 자생 상태, 기존 조사의 실측 자료 등을 토대로 나주선의 구조와 규모를 재검토했다.
그 결과, 나주선은 길이 96척(尺·1척은 31.22㎝)에 해당하는 29.97m, 너비 9.05m(29척), 높이 4.37m(14척)의 규모의 배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홍 학예연구사는 "문헌에 나오는 고려 군선 중 대선(大船·바다에서 쓰는 큰 배) 크기"라며 "규모로 볼 때 왕건의 나주 수군 기지인 남포진에 소속된 군선 중 대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재위 918∼943)은 지금의 나주 지역에서 크게 활약한 바 있다.
고려 전반을 기록한 역사서인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왕건은 903년 수군을 이끌고 후백제의 후방이었던 금성군(錦城郡·나주의 옛 지명)과 주변 10여 군현을 공격해 점령했다.
고려사는 특히 태조가 군사를 끌고 나주로 간 사실을 언급하며 "(태조가) 배 100여 척을 더 만들게 하니, 큰 배 10여 척은 각각 사방이 16보(步)로서 위에 망루를 세우고 말도 달릴 수 있을 정도"라고 전한다.
홍 학예연구사는 나주선이 곡물 등을 실어 나르는 조운선으로 쓰였을 가능성은 작게 봤다.
그는 나주선의 추정 규모를 언급하며 "초마선(哨馬船·고려 때부터 조선 전기에 걸쳐 세금으로 받은 곡식을 운반하던 조운선)은 훨씬 작은 규모로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홍 학예연구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주선에서 찾은 각 부재의 위치와 구조도 재검토했다.
그는 "기존의 조사·보존 처리 보고서는 저판재 1점이 배의 오른쪽(우현·右舷) 첫 번째 저판 일부라고 추정했으나, 재검토 결과 좌현 마지막 열에 해당하는 선체 조각으로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배의 오른쪽 선수(船首·배의 앞부분) 부분에 있었으리라 여겨온 만곡부종통재 1점과 관련해서는 "결속시키기 위한 나무못인 피삭 부분이 (저판 부분과) 일치하지 않아 위치가 불명확하다"고 짚었다.
홍 학예연구사는 "나주선은 영산강을 중심으로 활동한 교류의 실증 산물로, 강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선박 자료로서 고고학적·역사적·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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