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아내·여친은…가을에 더 심해지는 우울증, 여성 환자 급증

지난해 우울증 환자 첫 100만명 넘어
女 67만여명…男보다 2배이상 많아

[사진출처=픽사베이]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가운데, 정신건강 복지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구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2018∼2022년) 우울증 진료 인원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100만744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75만2976명, 2019년 79만911명, 2020년 83만2378명, 2021년 91만5298명 등으로 해마다 늘었다.

지난해 우울증 진료 인원을 성별로 보면, 여성 67만4555명으로 남성 32만6189명과 비교해서 2배 이상 많았다.

2022년 기준 연령별로는 20대가 18만5942명(18.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16만108명(16%), 60대 14만3090명(14.3%), 40대 14만2086명(14.2%), 50대 12만6453명(12.6%), 70대 11만883명(11.1%), 80대 이상 7만121명(7.1%) 등이었다.

우울증으로 가장 많이 진료받은 집단은 20대 여성으로 12만1534명(12.1%)을 기록했다.

5년간 가장 가파르게 우울증 환자가 증가한 집단도 20대 여성으로, 2018년 5만7696명에서 2022년 12만1534명으로 두 배 이상(110.65%) 급증했다.

남인순 의원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부추기는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우울증도 조기 치료하면 호전되는 만큼 우울증에 대한 인식개선 등을 통해 치료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울감이나 불안에 잠식돼 ‘나는 왜 살까’, ‘죽는 게 나아’, ‘나만 없어지면 돼’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거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입맛이 떨어지며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 힘든 무기력증 등이 대표적인 우울증 증상이다.

우울증은 계절성 요인도 영향을 미쳐 가을이면 특히 더 주의가 요구된다.

계절성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 일조량의 영향을 받아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철 일조량이 감소하면 비타민D 합성이 줄고 기분과 식욕, 수면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멜라토닌 분비가 저하돼 우울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계절성 우울증을 완화하기 위해 햇볕이 드는 시간에 30분 이상 걷기, 녹색 채소류·과일·견과류 섭취 그리고 숙면에 방해되는 음주를 줄일 것을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