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뚜껑 닫기만? 이젠 접고 늘린다…게임체인저 될까 [방영덕의 디테일]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10. 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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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랜드 최초 폴더블 노트북 ‘LG 그램 폴드’ [사진출처 = LG전자]
“노트북 뚜껑 닫았어?”

초등학교 입학 전 아들 녀석의 말에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키보드를 덮는 노트북 스크린이 마치 뚜껑처럼 보였던 것인데요, 영 틀린 말은 아니죠.

그런데 앞으로는 이 말 대신 “노트북 접었어?” 또는 “노트북 말았어?”란 말을 들을 지 모르겠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여닫는 노트북 형태에서 스크린 자체를 반으로 접거나 옆으로 늘리고, 심지어 돌돌 마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섭니다.

폼팩터(형태) 자체를 변화시킨 결과, 시장을 뒤흔들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2’행사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화면이 늘어나는 슬라이더블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출처 = 인텔]
한국 최초 폴더블 노트북 출시한 LG
그 동안 국내 노트북 시장은 고가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과 중저가 라인을 앞세운 중국, 대만업체 등의 공세가 거셌습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방에서조차 힘을 잘 쓰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두 회사가 좀 달라지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노트북 신제품을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시장을 장악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프리미엄 노트북에 속속 탑재하면서 신(新)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LG그램 폴드’가 대표적입니다.

한국 브랜드 최초 폴더블 노트북 ‘LG 그램 폴드’ [출처 = LG전자]
이 제품은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 선보인 폴더블(접는 형태의) 노트북입니다. 접으면 12형 노트북이지만, 펼치면 17형 태블릿, 전자책 등으로 다양하게 변환되는 것이 특징이죠.

예를 들어 좁은 공간에서 화면을 접어 사용할 때는 아래 화면에 가상 키보드를 활성화 해 노트북으로 이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노트북을 그대로 펼치면 17형 태블릿이 돼 터치펜으로 필기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LG 그램’ 브랜드의 기술과 디자인의 혁신을 담아 LG그램 폴드를 내놓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출고가는 499만원. 현재 일반적인 노트북의 가격이 150만~200만원대임을 고려하면 2~3배 이상 비싼 편입니다. 그야말로 LG가 작정하고 내놓은 폴더블 노트북입니다.

시장 플레이어 누가 있나
LPDDR D램 기반 7.5Gbps LPCAMM [사진출처 =삼성전자]
앞서 말씀드렸듯 ‘LG그램 폴드’는 국내 브랜드로는 첫 폴더블 노트북입니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보면 이미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수스(ASUS)에서 폴더블 노트북을 내놓았습니다.

레노버의 ‘씽크패드 X1 폴드’의 경우 2020년 출시된 최초의 폴더블 노트북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13.3인치 폴더블 패널이 탑재돼 있습니다.

에이수스는 2022년 9월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인 ‘젠북 17 폴드 OLED’를 출시했습니다. LG그램 폴드와 마찬가지로 펼치면 17형, 접으면 12형 화면을 제공하는데요. 해당 제품에 들어간 패널은 중국 BOE에서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폴더블 맥북 출시를 위해 공급업체와 논의 중인 애플은 오는 2026년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 노트북 특허를 출원했습니다만,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는 밟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갤럭시Z 시리즈를 통해 폴더블폰 시장을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노트북 시장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최근 PC노트북 D램 시장의 판도를 바꿀 비밀병기를 선보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폼팩터 LPCAMM은 LPDDR D램 기반 모듈입니다. LPCAMM은 갈수록 경량화, 저전력화 되고 있는 PC 노트북 제품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 혁신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오는 2024년 LPCAMM을 상용화하는 것이 삼성전자 측 계획인데, 첨단 메모리 솔루션 혁신으로 어떤 형태의 노트북을 선보일 지 기대가 큽니다.

폴더블부터 롤러블까지…혁신 어디까지
LG디스플레이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 패널 [사진출처 = LG디스플레이]
지난 2019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를 출시한 이후 폴더블 제품은 본격적으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뿐 아니라 노트북 등 다양한 IT제품에서 앞으로 폼팩터의 다변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폴더블 노트북 시장에서 글로벌 제조사들이 펼칠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디스플레이 제조사들 또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고가의 OLED 도입을 속속하는데 이어 접히는 패널 기술까지 내놓으며 고수익 창출에 앞장서고 있지요.

업계에 따르면 현재 OLED 패널이 들어간 노트북 제품은 전체의 5%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노트북용 OLED 패널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폼팩터 혁신에도 적극적이죠. 폴더블 뿐 아니라 화면을 돌돌 말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롤러블’ 기술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평소 작은 바 형태로 화면을 말아서 휴대하다 5배 이상 화면을 확장시킬 수 있는 12.4인치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화면을 한방향 또는 양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는 ‘플렉스 슬라이더블 솔로’, ‘플렉스 슬라이더블 듀엣’ 등이 대표적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 패널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면서 IT용 OLED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LG디스플레이 기술인 탠덤 OLED 소자 구조를 기존 차량용 OLED에서 IT용으로 확대 적용해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게 특징입니다. 장시간 노트북을 이용하는 이들이 환호할만한 소식이죠.

물론 폴더블 제품은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무겁고, 비싸다는 평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큰 화면을 자유롭게 접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은 어떤 제품도 따라가기 힘든 매력입니다. 혁신적인 패널로 삼성과 LG가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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