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48년 역사에 이런 타자는 없었다, 타율 .197 치고 47홈런…놀라운 진기록
[OSEN=이상학 기자] 1할대 타율로 40홈런을 넘겼다. 올해로 148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초의 진기록이 나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타 외야수 카일 슈와버(30)가 그 주인공이다.
슈와버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시즌 최종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5회 대타 크리스티안 파체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 1할9푼7리(585타수 108안타)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순간.
그 전날(1일) 메츠전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47홈런을 기록한 슈와버는 이로써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1할대 타율에 40홈런 이상 넘긴 선수가 됐다. 지금껏 40홈런 타자 중 최저 타율 기록은 2할4리였는데 그보다 7리 더 낮은 타율로 진기록을 완성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공갈포’의 대명사인 좌타 거포 애덤 던으로 201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타율 2할4리에 홈런 41개를 기록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조이 갈로는 2021년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양키스를 오가며 타율 1할9푼9리에 38홈런을 터뜨렸다. 1할대 타자 중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하지만 올해 슈와버가 1할 타율과 40홈런 둘 다 충족하며 기록을 만들어냈다. 2015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해 올해로 9년차가 된 슈와버는 통산 타율이 2할3푼에 불과하지만 홈런 246개로 장타력을 뽐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는 등 40홈런 2시즌 포함 30홈런 시즌만 5번이나 될 정도로 거포 본능을 자랑했다.
올해 홈런(47개)이 단타(48개)보다 1개 적을 만큼 홈런 비율이 높았다. 맞으면 넘어가는 파워를 자랑했지만 정교함은 떨어졌다. 2021년 2할6푼6리의 고타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2할5푼 이하에 그쳤다. 올해도 3~4월(.204), 5월(.115), 6월(.223), 7월(.175), 8월(.213), 9~10월(.238) 모두 2할4푼 이하로 일관적이었다. 규정타석 타자 134명 중 최저 타율. 삼진은 215개로 가장 많았다.
비록 타율은 낮지만 슈와버는 1번타자로 108경기를 선발출장했다. 홈런 47개 중 34개가 1번 타순에서 나왔고, 그 중 리드오프 홈런만 11개에 달했다. 컨택 능력이 떨어져도 볼넷 126개를 골라낼 만큼 선구안은 나쁘지 않아 출루율(.343)은 타율보다 1할5푼 가까이 높다. 장타율(.474)을 더해 OPS(.817)는 리그 평균(.734)을 훌쩍 넘는다.
슈와버는 지난해 3월 필라델피아와 4년 7900만 달러에 FA 계약으로 왔다. 지난해 155경기 타율 2할1푼8리(577타수 126안타) 46홈런 94타점 OPS .827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60경기 타율 1할9푼7리 47홈런 104타점 OPS .817로 비슷한 성적을 냈다. 2년간 홈런 93개로 필라델피아에서 첫 2년간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예전 같았다면 ‘공갈포’ 타자로 평가 절하될 수 있었겠지만 요즘 시대에는 OPS형 타자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소속팀 필라델피아도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이어 올해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마이애미 말린스와 3전2선승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4일부터 치른다.
‘MLB.com’에 따르면 슈와버는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들은 정말 좋은 팀들이다. 마이애미도 좋은 팀이지만 우리는 어떤 투수진과도 맞설 수 있는 팀이다”며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쁘게 보이거나 섹시해 보일 필요 없다.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필라델피아 팀 동료인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는 “슈와버는 필라델피아의 중추적인 선수다. 항상 낙관적이고,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며 선수들을 위해 존재한다. 자신의 어려움이나 개인적인 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누군가 필요로 할 때 항상 여기에 있다”며 슈와버의 존재 가치를 치켜세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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