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천국의 계단…이렇게 타면 '한 달 10kg' 쭉쭉 빠진다

정심교 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2023. 10. 3.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심교의 내몸읽기]
[편집자주]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올 상반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강 기사를 갈무리해 소개합니다.

직장인 이승민(30) 씨는 얼마 전, 매일 30분씩 '이 기구'에 올라 한 달 만에 10㎏을 뺐다. 이 씨가 덕을 봤다는 이 기구는 바로 '천국의 계단'으로 불리는 계단식 운동기구 '스텝 밀'이다. 단 10분 만에 200㎉ 안팎을 소모하는 덕분에 이 기구로 살을 뺐다는 후기가 줄을 이으면서 '천국의 계단'은 최근 헬스장에서 가장 핫한 운동기구로 떠올랐다. 하지만 단시간 고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이유로 누군가에게는 '지옥의 계단'이 될 수도 있다. 6일간 찌운 살, 천국의 계단으로 살 빼면 어떨까? 전문의들의 조언에 따라 '천국의 계단'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권장 심박수 계산해 운동 강도 설정하면 좋아
'천국의 계단'은 고강도의 유산소운동 기구다. 5분 이내 심장박동수(심박수)가 150 bpm(1분간 150회)을 넘기 쉬울 정도로 러닝머신 위에서 걸을 때보다 심박수가 빠르게 상승한다. 운동할 때의 심박수는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 강도를 설정하기 위한 지표로 삼을 수 있다. '최대 심박수' 역시 사람마다 권장되는 기준이 다르다. 최대 심박수란, 개인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심박수의 1분간 값으로, 평균적으로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로 보면 된다. 예컨대 만 50세를 기준으로, 최대 심박수는 170이다.

사람마다 권장되는 '운동 시 심박수'는 '최고 심박수에서 휴식 시 심박수를 뺀 값'에서 '40~85%'를 곱한 다음, '휴식 시 심박수'를 더한 값이다. [운동 시 권장 심박수=(최대 심박수 - 휴식 시 심박수) X (40~85%) + 휴식 시 심박수] 여기서 40~85%란, 운동을 처음 도전하는 사람은 40%를 곱하고, 운동 강도를 점점 늘리면서 곱셈 수치를 늘리다가 최대 85%까지만 곱하라는 의미다.

휴식 시 심박수가 70 bpm인 만 50세 남성에게 이 공식을 도입해보자. 먼저 이 남성의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50을 뺀 170이다. 이 남성이 운동 초보자라면 (170-70)×40%+70 = 110 즉, 1분간 심박수는 110 정도까지만 빠른 강도로 시작하는 게 권장된다.

단,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장질환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 주치의와 상의해 강도를 결정하는데, 보통 더 낮은 강도로 운동을 시작한다. 고혈압약이나 심부전약 가운데 베타차단제라는 약을 복용 중이면 이들 약이 심장박동수에 영향을 주므로 단순히 심박수로만 운동 강도를 정하기 어렵다. 이들 환자는 대부분 휴식 시 심박수에서 최대 20까지만 높인 강도로 운동을 시작하는 게 추천된다.
물 대신 아이스커피로 수분 보충은 피해야
물 대신 아이스커피를 들고 운동하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의 이뇨 작용으로 오히려 탈수를 유발한다. 특히 '천국의 계단'처럼 단시간에 땀을 많이 흘리는 고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물 대신 카페인을 섭취하는 건 피해야 한다. 에너지음료·녹차·코코아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릎 부담 줄이고 힙업하려면 엉덩이는 뒤로 빼기
'천국의 계단'을 오를 때 일반적으로 건물의 계단을 오를 때와 같은 자세로 실시하는 사람이 많다. 이 자세는 허리를 세우는 동작으로, 무릎관절염이 있거나 관절이 약한 사람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허리를 세우고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발 앞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럴 때 무릎 앞쪽의 슬개대퇴관절에 체중이 실려 무리가 가해지고 통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채영 헬스트레이너가 일반적으로 계단을 오를 때처럼 허리를 꼿꼿이 편 채로 오르는 동작(왼쪽)과, 엉덩이를 뒤로 빼고 무릎을 직각으로 유지한 채로 오르는 스쿼트 동작(오른쪽)을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무릎의 부담을 줄이면서 애플힙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동작은 오른쪽이다. /사진제공=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전문의들은 엉덩이를 뒤로 좀 뺀 상태에서 다리 힘으로 오르는 동작 즉, 스쿼트 자세로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것을 권장한다. 이 동작은 무릎에 실릴 체중 부하를 줄여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힙업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다리 뒤쪽의 근육인 대둔근·중둔근·햄스트링을 더 많이 쓸 수 있어서다. 단, 이 동작을 취할 땐 반드시 양손은 양쪽 안전바를 꼭 잡고 실시해야 한다. 천국의 계단으로 운동하기 전에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걷기 운동을 먼저 하는 게 권장된다.

기저질환 있을 땐 주치의와 상의하기
심장질환 가운데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이 있는 경우 '천국의 계단'을 활용한 고강도 운동은 권장되지 않는다. 특히 심근경색이 발생한 지 4주 이내인 환자,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는 '천국의 계단'보다는 빠르게 걷기와 같은 평지 운동이 더 적합하다. 당뇨병 환자는 갑작스러운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시행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면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다. 운동할 때 혈당을 자주 측정하고, 운동 전과 운동 도중 탄수화물을 간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는 계단을 올라가는 동작이 관절에 과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모든 무릎 관절염 환자에서 금지되는 건 아니지만 무릎에 통증이 있는 환자, 진행된 무릎 관절염 환자들에게서는 '천국의 계단'이 권장되지 않는다. 초기 무릎 관절염 환자 가운데 '천국의 계단'을 가볍게 했는데도 무릎이 아프다면 이 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도움말=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재현 한양대구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임종철 디자인기자 shinnar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