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저는 여기 없었을 수도 있었는데…" 부상 이겨낸 삐약이 신유빈 곁에는 띠동갑 언니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저는 여기 없었을 수도 있었어요. 부상 때문에 (대표) 선발전 기회도 없었고 아시안게임에 나갈 확률도 0%였죠"
신유빈(19, 대한항공)이 지난 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딴 뒤 한 말이었다. 그는 2021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그는 오른손목 피로골절로 남은 일정을 포기했다.
이후 부상 여파로 이듬해 1월 열린 2022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걸린 대회를 포기하면서 그의 아시안게임 도전은 수포가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1년 연기됐다. 대회가 연기되면서 출전 기회는 생겼지만 복귀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수술대까지 오른 신유빈은 이해 5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시리즈에 참가했다. 피더 대회는 WTT 대회 가운데 랭킹 포인트가 가장 적다. 주로 상위 랭킹을 노리는 기대주나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무대다.
WTT 2개 대회에 출전한 실전 감각을 쌓은 신유빈은 한국프로탁구리그(KTTL)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부상이 재발하면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어린 시절 TV 예능프로에 '탁구 영재'로 출연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신유빈의 날갯짓은 꺾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신유빈은 테이블 앞에 복귀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8월, 부상에서 복귀한 그는 WTT 컨텐더 튀니스(튀니지) 대회에 참가했다. 다시 한번 비상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지만 '부상의 악몽'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손목 부상 재발로 신유빈은 국내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그리고 11월 WTT 스타 컨텐더 슬로베니아 노바고리차 대회에서 여자 단식과 임종훈(26, 한국거래소)과 호흡을 맞춘 혼합 복식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때부터 '국민 삐약이'로 불린 신유빈의 '제2의 탁구 인생'이 시작됐다. 지난 2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국가대표선발전에 나선 신유빈은 여자부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안게임 대표로 우뚝 섰다.
부상과의 기나긴 씨름은 신유빈을 한층 강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 단식 16강에 올랐다. 비록 8강으로 가는 문턱에서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전지희(31, 미래에셋증권)와 호흡을 맞춘 여자 복식에서는 '일'을 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신유빈은 WTT 대회에 꾸준하게 참가하며 랭킹 포인트를 쌓았다. 단식 랭킹은 9위까지 오르며 '톱10'에 진입했고 여자 복식은 당당하게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랭킹 포인트는 국제 대회에서 좋은 시드를 받는 원천이 됐다. 되도록 '세계 최강' 중국을 일찍 만나지 않고 좋은 대진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대진을 받은 신유빈-전지희 조는 행운까지 따랐다. 가장 경계했던 중국 복식 조 두 팀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중국이 없었지만 남은 상대들도 만만치 않았다. 준결승전에서는 우승을 노린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와 맞붙었다.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한일전에서 신유빈-전지희 조는 4-1(9-11 11-8 11-8 11-7 11-7)로 물리쳤다.

결승 상대는 베일에 가려진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였다. 국제 대회 노출이 전혀 없었던 팀이었기에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신유빈과 전지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얻은 '경험'이 있었다. 큰 무대를 직접 뛰면서 다져진 기량과 정신력은 차수영-박수경 조를 이기는 데 큰 무기가 됐다.
무엇보다 '띠동갑 언니'인 전지희는 신유빈의 '부활'에 큰 힘을 보탰다.
중국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전지희는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귀화 수순에 들어갔고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탁구 최강국'인 중국에서 전지희는 성인 국가대표 발탁에 실패했다. 한국에서 '제2의 탁구 인생'을 펼친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혼합 복식에서 김민석과 동메달을 합작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전지희는 신유빈이 성장하기 전까지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WTT 대회를 비롯한 국제 대회 성적은 특출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신유빈과 짝을 이뤄 출전한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2002년 이은실-석은미 조에 이어 21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이뤘다. 그야말로 신유빈과 전지희는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이들은 어느덧 현정화 현 한국마사회 감독과 양영자의 계보를 잇는 여자 복식 조가 됐다.
현정화-양영자 조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내년 2024 파리올림픽과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신유빈-전지희 조는 두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뒤 전지희는 "14년 동안 한국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솔직히 중국에서는 수준이 떨어져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지 못했다. (한국은) 다시 탁구 선수로 살아갈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처음 결승 올라간 것이 신기했고, 신기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언니가 잘 이끌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메달을 따서 기쁘다"며 감격했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둘은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12년이라는 나이 차가 있었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함께 이겨낸 공통점도 있었다.

이들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도 빡빡한 일정이 남은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미 중국 란저우에서 막을 올린 WTT 스타 컨텐더 란저우 대회에 참가한다.
또한 오만에서 열리는 무스카트 컨텐더와 튀르키예에서 개최되는 안탈리아 컨텐더에도 연속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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