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세리머니로 '金-병역특례' 놓친 정철원, 하루 전 다른 선수였다[초점]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세리머니를 펼치다 추월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정철원은 놀랍게도 개인전에서 끝까지 발을 내밀며 금메달을 노렸던 선수였다.

최광호의 개인전 금메달 당시 왼발을 뻗어 역전을 노리는 정철원. ⓒ연합뉴스

최인호(논산시청), 최광호(대구시청), 정철원(안동시청), 정병희(충북체육회)로 구성된 한국 롤러스케이트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롤러 스케이트 스피드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5초702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은메달도 대단한 성과였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였다. 일단 금메달을 차지한 대만의 기록은 4분5초692였다. 한국 대표팀과 고작 0.01초 차이였다.

심지어 한국 대표팀은 결승선을 눈앞에 뒀을 때까지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철원이 결승선 앞에서 양팔을 벌리며 미리 '금메달 세리머니'를 펼쳤고 대만 선수가 쇼트트랙에서 보던 '날내밀기'를 통해 추월에 성공했다. 정철원의 방심이 최악의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철원의 행동으로 인해 같이 땀흘려 레이스를 펼친 대표팀 동료들까지 순식간에 금메달을 잃었다. 특히 이미 금메달을 다른 종목에서 따냈던 최광호, 정병희와 달리 정철원과 최인호는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정철원은 자신의 실수로 본인은 물론 대표팀 후배의 병역특례마저 날려버렸다.

세리머니를 펼치다 금메달을 놓치는 정철원. ⓒ연합뉴스

특히 이번 참사는 전날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정철원이 한 행동이었기에 더욱 아쉽다. 정철원은 지난 1일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최광호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광호는 1분29초497, 정철원은 1분29초499였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였다.

경기 내용을 보면, 정철원은 마지막 순간 정말 간절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곡선 주로가 끝나고 결승선을 눈앞에 둔 순간 막판 스퍼트를 펼치던 정철원은 왼발을 쭉 뻗었다. 금메달을 향해 끝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내는 모습이었다. 비록 0.002초 차로 은메달에 그쳤으나 정철원의 '날내밀기'는 그의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정철원은 하루만에 전혀 다른 행동을 보여줬다. 자신이 보여줬던 '날내밀기'에 그대로 대만 선수에게 당했다. 본인이 구사했던 기술인만큼 더욱 주의할 수 있었음에도 순간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심했다.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

개인전에서 간절한 '날내밀기'를 통해 감동을 안겨줬던 정철원. 단체전에선 간절함을 잊은 세리머니로 충격적인 추월을 당했다. 누구보다 간절했던 선수 정철원이었기에 더욱 침통한 결과였다.

정철원(왼쪽)·최광호(가운데)·최인호.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