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일본 유통 공룡의 생존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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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은 일본 수도 도쿄의 북동부 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이다.
그런데 세이부백화점 최대주주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 시도는 일본 유통시장의 지각 변동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세이부백화점 최대주주는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거느린 세븐앤아이홀딩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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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은 일본 수도 도쿄의 북동부 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이다. 그런데 세이부백화점 최대주주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전환점을 맞이한 일본 사회와 경제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 시도는 일본 유통시장의 지각 변동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유통업계에서 한때 주목받았던 ‘종합 소매그룹 전략’의 종말을 가리킨다.
급변한 일본 유통시장
세이부백화점 최대주주는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거느린 세븐앤아이홀딩스다. 세븐앤아이는 2006년 2000억엔(약 1조8076억원)을 들여 세이부백화점을 인수했다. 이로써 세븐앤아이는 편의점, 슈퍼마켓, 백화점, 유통 전문점 등 모든 형태의 유통사업을 운영하는 종합 소매그룹 전략을 완성하게 됐다. 모든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그물’을 촘촘하게 짜서 고객을 모조리 사로잡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새로운 형태의 전문 매장, 교외형 대형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오프라인을 주 무대로 하는 종합 소매그룹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됐다.
백화점의 쇠퇴는 특히 심각했다. 1991년 9조7000억엔으로 성장한 일본 백화점 시장 규모는 2022년 5조엔까지 쪼그라들었다. 백화점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까지 몰리자 세븐앤아이는 종합 소매그룹 전략을 포기하고 백화점 매각을 결정한다.
유통 대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의 여왕’으로 꼽히는 백화점 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건 일본 기업들도 진심으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수출 제조 대기업뿐 아니라 유통 기업들도 일본을 떠나 해외시장을 주 무대로 삼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974년 처음 편의점이 생긴 지 50여 년 만에 일본 편의점은 5만6000개로 늘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편의점 수가, 2020년에는 매출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변화에 진심' 된 日 기업
세븐일레븐은 2020년 미국의 주유소 겸 편의점 스피드웨이를 약 2조엔에 인수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성사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이었다. 그 덕분에 올해 세븐앤아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해외 편의점 사업에서 나올 전망이다.
변화가 느린 일본 사회와 경제가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인터넷 혁명’ ‘반도체 시장 석권’의 단꿈에 취해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늦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사회와 경제에도 시사점을 준다.
한편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을 둘러싼 반발은 일본 기업들이 넘어야 할 또 다른 문제를 반영한다. 매각에 반대하는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직원들은 지난 8월 31일 하루 동안 파업했다. 1962년 한신백화점 이후 61년 만의 백화점 파업이었다. ‘파업하지 않는 나라’로 알려진 일본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오랜 저출산·고령화의 여파로 인력난이 만성화하면서 일본 노동시장의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본의 1990년 버블(거품)경제가 무너져 기업들이 줄도산한 뒤 파업이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일본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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