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 토대 커리코·와이스먼 교수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

고광본 선임기자 2023. 10. 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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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헝가리와 미국 과학자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2일 "효과적으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을 했다"며 두 사람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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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상]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 교수·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mRNA의 면역체계와의 상호작용 연구
코로나 팬데믹 유례없는 백신개발 기여
수십 년 연구성과에 상 주던 관행 탈피
다른 백신 개발·일부 암치료 사용 가능
202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드루 와이스먼(왼쪽)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 교수가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커리코 교수(왼쪽)와 와이스먼 교수.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코로나19 팬데믹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헝가리와 미국 과학자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헝가리 출신의 커털린 커리코(68) 헝가리 세게드대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64)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2일 “효과적으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을 했다”며 두 사람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이 mRNA가 어떻게 면역체계와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 개발이 가능했다고 했다.

노벨위원회는 “mRNA 백신이 개발될 수 있는 인상적인 유연성과 속도는 다른 감염병 백신에도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면서 “이 기술은 치료 단백질을 전달하고 일부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계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수상이 수십 년 된 연구 성과에 주로 상을 수여해왔던 기존 관행을 깨뜨렸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리카르드 산드베리 노벨 생리의학상 위원회 위원은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함께 mRNA 백신은 130억회 넘게 투여됐다”며 “이들 백신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으며 중증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전반적인 질병 부담을 줄였으며 사회가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mRNA가 면역 체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기존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평을 듣는다. 이들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 정보가 담긴 mRNA 정보를 일부 변형해 인체 세포에 넣어주면 인체 면역체계를 자극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위원회가 2일 커리코 교수와 와이스먼 교수를 수상자로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커리코 교수의 경우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 의대 특임 교수를 겸하며 이 대학에서 1990년대 초부터 mRNA 백신 개발 가능성을 인식하고 연구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면역체계에서 파수꾼 역할을 하는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연구를 하던 와이스먼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2005년 바이러스 단백질 정보가 담긴 mRNA 정보를 변형해 투여하면 수지상 세포가 이것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면서도 면역계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변형된 mRNA가 면역계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꼽힌다.

이들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제약업계는 2010년께부터 mRMA 백신 개발에 본격 나섰다. 지카 바이러스, 메르스 같은 질병에 대한 mRNA 백신 개발도 추진됐다. 코로나19 발생 후 mRMA 백신이 이례적으로 신속히 개발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코로나19 mRNA 백신을 1년도 안돼 개발해 당국에서 승인을 받은 토대가 됐다. 커리코 교수는 지난해까지 바이오엔테크의 수석 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고문이다. 두 사람은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를 나눠 받는다.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은 “이들은 mRNA 백신 기술을 개발한 게 아니라 mRNA 백신의 숨은 기술, 즉 가짜유리딘을 개발했다”며 “mRNA를 만듦녀 비특이적 면역반응을 없애고 유전자를 발현시켜서 항원 특이적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나뉘어 열린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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