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2억 싸게 내집마련”…매물 쏟아지는 부동산 경매, 왜?
주담대 연체율 1년만에 두배
원리금 못갚아 잇따라 경매로
올림픽훼밀리 158㎡ 19억원
시세보다도 2억원 싸게 낙찰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가 점점 늘고 있다. 대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은 매매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온 물건을 노려 새로운 주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매 물건이 늘면서 매수자들이 유리해지는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25일까지 임의경매를 통해 새롭게 진행된 주거시설 경매건수는 1439건, 이 가운데 아파트는 912건으로 나타났다. 주거시설 전체로 보면 8월보다 5.6%, 아파트는 11.9%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하기 위해 진행하는 경우다.
주택을 담보로 받은 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겨 경매로 넘어간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3%로 나타났다. 1년 전(0.12%)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임의경매는 통상 경매 신청부터 최초 경매진행까지 5~6개월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매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림픽훼미리타운 전용면적 158㎡을 19억3220만원에 낙찰받은 A씨의 동생 B씨는 “같은 평형의 최근 매매가격을 살펴보고 낙찰을 받았다”며 “실거주 목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향후 낙찰가보단 다시 오를거라고 봤다”고 했다. 이 단지 동일면적의 최근 실거래가격은 21억6000만원이다.
강일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을 낙찰받은 30대 직장인 C씨는 “현재 일산에서 전세 살고 있는데 경매로 싼값에 내집 마련을 노리고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앞으로 1년 정도는 집값 횡보를 예상한다”고 했다. 집값 상승기대보다는 시세보다 조금 저렴한 물건을 노린 것이다. 그는 이날 최저낙찰가인 9억400만원보다 겨우 1만원 높은 가격에 입찰했는데 경쟁자가 없어 낙찰에 성공했다. 동일 평형의 최근 급매 호가 9억5000만원보다 약 4500만원 싸다.
전문가들은 경매물건이 늘어나면서 낙찰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등의 지표는 낮아지거나 현상 유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매 신건은 한달도 쉬지 않고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며 “경매지표는 우하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추세대로면 올해 신건 경매는 2019년 이후 4년만에 10만건을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이 많아지면 수요자들은 느긋해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도 “금리 인하가 없다면 낙찰가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례보금자리론도 사라졌기 때문에 (지표가) 더 이상 올라갈 여력은 부족하다”며 “강남권 아파트들만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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