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상] 노벨상 거머쥔 mRNA 백신...예방 효과 94~96%인 비결

이정아 기자 2023. 10. 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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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 백신보다 중화항체 2배 이상 많이 생산
화이자(왼쪽)와 모더나(오른쪽)의 코로나19 백신.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코로나19 전령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연구자,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기여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은 다른 종류의 백신에 비해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며 부작용도 비교적 적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중 mRNA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감염을 막아내는 효과는 94~96%에 이른다.

◇바이러스 유전자, 지질나노입자에 넣어 전달

코로나뱌이러스의 인체 감염과 면역 반응.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실제 바이러스 대신 돌기를 만드는 유전정보인 mRNA를 인체에 주입해 같은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자료=네이처/조선DB

백신은 바이러스가 들어오기 전 미리 면역계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실제로 해당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빠르게 면역반응을 일으켜 감염을 막는다.

이전까지는 바이러스를 죽이거나(불활성화 백신), 바이러스의 독성을 없애거나(약독화 백신), 바이러스가 침입할 때 쓰는 단백질의 일부를 넣거나(단백질재조합 백신),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해가 없는 다른 바이러스에 싣는(바이러스 벡터 백신)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하지만 백신의 종류에 따라 예방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백신이 단백질 또는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원하는 데까지 배송하는 효율이 다르고, 그곳에서 원하는 만큼 면역반응을 유도해 내는 일도 쉽지 않아서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이 개발한 백신 기술은 바이러스의 mRNA를 지질나노입자에 실어 세포 안까지 전달하는 원리다. 인간의 세포막은 인지질로 이뤄져 있어 지질나노입자가 들어가기 비교적 쉽다.

세포 안에서 백신이 바이러스의 mRNA를 꺼내면 세포 소기관이 이를 사람의 mRNA와 마찬가지로 단백질로 만든다. 이 바이러스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단백질의 일부다. 인간의 면역계는 이 단백질을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이를 기억한다. 나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를 감염시키려고 스파이크단백질을 세포에 붙였을 때 면역계는 이것을 빠르게 인지하고 감염을 예방한다.

◇다른 백신보다 중화항체 생성 2배 이상

코로나 백신의 혈중 항체량(가로축, 완치자 대비)과 코로나 예방효과(세로축, %). 모더나(mRNA-1273) 노바백스(NVX-CoV2373) 화이자(BNT162b2) 러시아 스푸트니크V(rAd26-S+rAd5-S) 백신이 완치자보다 중화항체를 더 많이 유도하고 예방효과도 컸다. 아스트라제네카(ChAdOx1 nCoV-19) 얀센(Ad26.COV2.S) 시노백(CoronaVac)은 항체량은 완치자보다 적었지만 예방효과는 WHO 기준인 50%를 넘었다./Nature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기 위해 재빠르게 mRNA 백신을 상용화한 데 이어, 개발자들이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쥐게 된 이유는 mRNA 백신이 다른 종류의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mRNA 백신은 원하는 데까지 바이러스 유전자를 정확히 실어나를 뿐 아니라, 부작용이 비교적 낮고 예방 효과가 크다는 평을 받는다.

2021년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시까지 상용화한) 코로나19 백신 7종 중 백신 접종 후 생기는 혈중 항체량은 mRNA 백신이 가장 많게 나타났다. 혈중 항체량, 즉 백신 접종 후 만들어지는 중화항체의 양은 코로나 예방 효과와 상관관계가 있다. 중화항체는 백신에서 유래한 바이러스 단백질을 없애기 위해 우리 면역계가 만든 항체를 말한다.

연구진은 모더나 백신과 화이자 백신 등 mRNA 기반 백신을 맞았을 때 다른 종류의 백신에 비해 중화항체가 2배 가량 많이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상대로 중화항체의 양은 코로나 예방 효과와 비례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각각 96.4%, 94.1%의 높은 코로나 예방효과를 입증했다.

데이비드 알트만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는 네이처를 통해 “코로나 예방 효과를 면역반응의 형태로 보여주는 면역대리지표를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는데 이번 연구가 가장 뛰어난 성과”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을 받는 노바백스 백신(단백질재조합 백신) 역시 중화항체가 다른 백신 대비 2배 가량 많이 생겼다. 노바백스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는 95%에 이르렀다.

미국 얀센 백신과 영국 옥스포드대, 아스트라제네카가 만든 백신은 mRNA 백신보다 중화항체 양이 적었다. 하지만 코로나 예방 효과는 60%를 넘었다. 이들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실어 나르는 원리다.

중화항체 양이 가장 적게 만들어진 것은 중국 시노백 백신이었다. 백신 접종 후 생기는 중화항체의 양은 코로나19에 한번 걸렸다가 나은 사람의 20%에 불과했다. 그래도 코로나를 예방하는 효과는 50%가 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백신의 유효성 기준으로 삼은 5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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