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결’에서 웃은 신유빈·전지희,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한국 신유빈-전지희가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상대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띠동갑 듀오’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33년 만에 성사된 아시안게임 금메달 남북 대결에서 웃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북한의 차수영과 박수경을 상대로 4-1(11-6 11-4 10-12 12-10 11-3)로 승리했다.

이에 따라 신유빈과 전지희는 2021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남·녀 복식(남자 이철승-유승민·여자 석은미 -이은실)에 이어 21년 만의 일이다. 이번 대회 남북의 결승에서 첫 맞대결이자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첫 금메달 다툼에서 나온 쾌거라 더욱 주목받았다.

이날 경기는 국제탁구연맹(ITTF) 여자 복식 랭킹 1위인 신유빈과 전지희가 베일에 싸인 북한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치느냐로 주목받았다.

올해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두 선수가 실력에선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북한이 어떤 스타일의 탁구를 선보일지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유빈은 결승전을 앞두고 “북한은 (오랜만에 국제대회에 참가해) 데이터가 없는 게 까다롭다”며 경계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한국 신유빈-전지희가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상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한국의 승리였다. 오른손의 신유빈이 버티면 왼손의 전지희가 마무리를 짓는 패턴은 결승전도 유효했다.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1세트에서 상대가 미숙함을 드러내면서 초반 흐름을 탔다. 한국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규칙 위반으로 상대가 경고를 받은 뒤부터 순식간에 점수차가 벌어졌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세트도 11-4로 손에 넣었다.

두 선수는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선 3세트에선 고전했다. 9-7로 앞서가던 경기를 10-12로 뒤집힌 게 아쉬웠다.

그러나 4세트 10-10 듀스에서 상대 실책과 신유빈의 날카로운 서브로 끝내기에 성공해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5세트 역시 상대 서브 미숙으로 3-0으로 달아나더니 침착한 마무리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항저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