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상] mRNA로 코로나19 극복한 과학자들…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종합)

김명지 기자 2023. 10. 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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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린 카리코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
토마스 펄만 노벨위원회 위원이 2일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 중 올해 수상자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와 드류 와이즈먼(Drew Weissman)의 사진 앞에 서 있다. 카리코와 와이즈먼은 mRNA 기술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AFP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68)과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64)가 선정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2일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해 헝가리계 미국인 여성 과학자 카탈린 카리코 박사와 미국 드루 바이스만 박사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으로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두 사람에게 공동 수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RNA 기술 개발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매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억제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10억 명 넘게 접종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호흡기 세포에 결합한 다음 안으로 침투한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스파이크를 만드는 설계도 격인 mRNA를 사람 세포에 전달한다. 세포는 mRNA 유전정보에 따라 스파이크를 합성하고 인체에서 이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이 유도돼 코로나를 예방한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배성만 교수는 “mRNA는 세포질 안의 리포솜에 유전 정보를 전달하고, 이에 따라 우리 몸은 단백질을 생산한다”며 “임상적으로 필요한 단백질의 유전정보로 코딩된 mRNA가 인체의 세포 내로 들어가면 원하는 단백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RNA가 발견된 것은 1961년이고, mRNA를 활용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1990년대부터 나왔다. 하지만 mRNA를 인체에 주입하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합성되기도 전에 면역세포가 이를 외부 침입자라고 인식하고 분해해 버렸다.

1976년 헝가리의 세게드대 생명과학대를 졸업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카리코는 mRNA를 연구하기 위해 1984년 미국 템플대 연구교수로 초청받아 갔다. 그는 잇따른 실패에 연구비가 끊기고 논문 게재가 거절되는 등 고충을 겪으며,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 이직했다.

카리코는 이후 1997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면역학자 와이스먼을 만났고, 두 사람은 2000년대 중반에 mRNA를 이루는 염기 분자 하나를 다른 형태로 대체해 합성하면 면역세포가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와이스먼은 미국 보스턴대 출신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옮겼다.

두 사람이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005년 mRNA를 통해 항원 단백질 생성과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면역’에 발표했다. 이후 mRNA를 지방 입자로 감싸는 기술까지 개발되면서 안전한 mRNA 백신 기술이 완성됐다.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한 일등공신은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오른쪽)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왼쪽)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다. 이미 이들은 수년 전부터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mRNA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 같은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혁진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mRNA기술은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전세계적으로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노벨 생리의학상은 과학이 실질적으로 활용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느냐를 판단하는 만큼 백신 파트로 수상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모더나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인 로버트 랭어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제자로 대표적 mRNA 전문가로 꼽힌다.

카리코와 와이스먼은 지난 2021년 ‘노벨상 등용문’인 래스커상을 받았다. 래스커상은 미국 자선사업가가 설립한 앨버트앤드메리래스커 재단에서 의학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1945년 만든 상이다. 두 사람은 같은 해 8월 올버니의료센터상을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2022 브레이크스루상’도 받았다. 카리코의 이번 수상으로 역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여성은 13명으로 늘었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필두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등 순으로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6400만원)가 지급된다. 작년 상금은 작년 1000만 크로나였다.

/클레망 모랭. 노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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