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한국 남녀 바둑, 나란히 결승행…'동반 金' 보인다

▲ 신진서(왼쪽)와 박정환이 활약한 한국 남자 바둑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했다. ⓒ 한국기원 홈페이지 갈무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남녀 바둑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남녀 모두 개최국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반상을 사이에 둔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에서 열린 대회 바둑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을 5-0으로 완파했다.

목진석 감독은 변상일·김명훈·박정환·신진서·신민준 9단에게 돌을 맡겼다. 다섯 기사 모두 기대에 부응했다.

변상일 9단은 세키 고타로 7단, 김명훈 9단은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차례로 꺾었다.

박정환 9단은 이번 대회 개인전 4위에 오른 이치리키 료 9단에게 승리를 챙겼고 '한국 바둑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사다 아츠시 7단을 따돌리고 웃었다. 신민준 9단은 이야마 유타 9단을 눌렀다.

한국은 3일 오후 4시(이하 한국 시간) 대만을 4-1로 꺾은 중국과 단체전 금메달을 놓고 수싸움을 벌인다.

▲ 한국 여자 바둑의 간판 최정 9단(오른쪽) ⓒ 한국기원

한국 여자 팀도 홍콩을 제물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자타공인 1인자 최정 9단을 빼고도 넉넉히 이겼다.

한국은 오유진 9단, 김채영 8단, 김은지 7단을 내세워 홍콩 기사와 대국했다.

'미래의 바둑여제'로 꼽히는 김은지 7단은 젠잉 2단에게 162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초반부터 흑을 공격하며 판을 주도한 끝에 완승을 거뒀다.

오유진 9단은 류위신 2단에게 179수 만에 흑 불계승, 김채영 8단은 아마추어 선수인 리궈이에게 144수 만에 백 불계승을 챙기고 3-0 승리를 완성했다.

한국은 3일 오전 10시 30분 일본에 2-1로 신승한 중국과 여자 바둑 단체전 금메달을 다툰다.

결승전에 나설 기사단은 대국 시작 1시간 전에 발표된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전 진천선수촌에서 AI를 통해 합동 연구 중인 바둑 대표팀 ⓒ 한국기원

한국 남녀 바둑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순항하고 있다. 단체전 예선을 나란히 1위로 통과하며 무난히 4강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신진서 박정환 변상일 신민준 김명훈 이지현으로 구성한 한국 남자 팀은 예선 6경기에서 29승 1패를 거뒀다. 중국에만 한 판을 내줘 4-1로 이겼고 나머지 5개국은 모두 5-0 완봉으로 눌렀다. 이날 역시 일본을 완파하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자 팀도 무패 가도를 달렸다. 5전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했고 이날도 한 수 아래 홍콩에 낙승해 가볍게 결승 무대에 올랐다.

바둑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제외됐다. 항저우에서 13년 만에 부활했다.

한국은 광저우 대회 때 금메달을 독식했다.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개최국 중국을 압도했다.

당시 중국은 은메달 3개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일본과 대만은 동메달 1개씩을 차지했다. 바둑의 본토에서 'K바둑' 힘을 천하에 자랑했다.

항저우 대회에서 종목 구성이 바뀌었다. 혼성 페어가 빠지고 남자 개인전이 신설됐다. 이번 대회는 남자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이 치러진다.

애초 한국은 다시 한 번 전 종목 석권을 노렸다. 그러나 균열이 났다. 인공지능(AI)이 표시하는 최선의 수인 블루 스폿(blue spot)과 가장 일치율이 높아 '신공지능'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수 신진서 9단이 개인전 준결승에서 충격패했다. 쉬하오훙(대만) 9단에게 고개를 떨궜다. 동메달로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이제 남녀 단체전에서 동반 우승을 노린다. 모든 대국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고 덤은 7집반이다. 중국 룰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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