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일로’ 가계대출 줄이려면…“집값 상승 불안 잡아야”
정부와 당국의 우려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어나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줄임과 동시에 정부의 일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어난 1075조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해, 잔액 기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며 당국은 우려와 함께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수그러들고 있지 않고 있다. 9월에도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1조6319억원으로 이미 전월 증가폭(1조5912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주담대는 9월에도 2조원대 증가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경고 메시지에도 가계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은은 내년 주택가격과 금리 수준 등 시나리오에 따라서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최대 10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2022년2분기 105.2%에서 올해 1분기 101.5%까지 하락했지만 2분기 들어 101.7%로 반등했다. 한은은 향후 3년간 가계부채는 정책대응이 없다면 매년 4~6% 정도 증가할 수 있으며, 명목 GDP 대비 성장률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재사승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을 점진적으로 8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지만, 오히려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면 금융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등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최근 연체율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출금리 상승,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다시 오르고 있는 점이 문제다.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9년4분기 0.81%에서 2021년4분기 0.52%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2분기에는 0.86%까지 오르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유지되지 않도록 꺾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한편으로는 수요 측면에서도 기대를 꺾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일관성 있는 가계부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초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면서 50년 만기 초장기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이에 시중은행도 뒤따라 50년 만기 대출 상품을 취급했지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자 부랴부랴 ‘조이기’에 나서며 최근 이를 은행권에서 사실상 퇴출시켰다. 일관성 없는 가계대출 관련 정책에 은행권이나 실수요층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계부채 상승세에 긴장하며 (국민을) 헷갈리게 한 측면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정부가 중심을 잡아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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