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8% 적금? 주식보다 낫네”…2금융권도 이자경쟁 뛰어든다
만기도래에 재유치 경쟁
새마을금고·신협 창구선
은행권보다 높은 5% 제시
저축銀은 ‘파킹통장’ 경쟁
대출금리 상승 우려도 커져
서울 소재 A새마을금고에서는 연 8.8% 적금 특판을 지난 25일 내놨다. 본래 한달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한도 소진으로 사흘만에 마감됐다. 대면 가입만 가능하고 최소 500만원 예금을 개설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웠음에도 불구하고 가입 고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새마을금고가 신규로 취급한 예금의 평균 금리는 지난달 연 4.49%로 집계됐다. 전달 연 4.23%에서 한달새 0.26%포인트 올랐다. 일부 새마을금고에서는 현재 비대면 가입이 가능한 예금 금리가 연 5.5%에 달한다.
같은 상호금융사지만 비교적 예금 금리가 낮았던 신협에서도 하나둘 특판이 개시되고 있다. 지난 25일 부산 소재 B신협에서는 최고 연 5.3% 예금 특판을 열었다. 같은 날 대구 소재 C신협에서도 비대면 전용 연 5% 예금 특판을 개시했다. A새마을금고와 B신협에서는 불과 전달에도 특판을 열어 금세 마감된 바 있는데 한달 만에 또 다시 특판을 벌여 자금을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금융사들이 수신금리를 올리는 배경에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경색 여파가 있다. 당시 은행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신금리를 대폭 올렸다. 그러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수신 이탈 방지를 위해 서둘러 금리를 올렸다. 저축은행에서는 연 6%대 예금을 판매했고 새마을금고에서는 연 8%대 예금이 등장하기도 했다. 고금리에 자금이 빠르게 몰리며 지난해 9~11월 늘어난 금융사 정기예금은 116조원이 넘는다.
금융당국은 금리 출혈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가 대폭 올라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개최한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작년 4분기 취급된 고금리 예금의 재유치 경쟁이 장단기 조달, 대출금리 상승 우려 등 불필요한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단기자금시장, 주식 채권시장, 예금 대출시장의 쏠림 현상과 여수신경쟁 과열 여부 등을 밀착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신금리 인상은 금융사의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준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업계의 실적은 조달 비용 상승으로 9년 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작년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27일 기준 예금 평균 금리는 연 4.19%에 머물고 있지만 파킹통장 금리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파킹통장은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정기예금보다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전용 상품인 탓에 자체 앱을 보유한 대형 저축은행이나 지주계열 저축은행에서만 파킹통장을 판매한다. 지난 25일 애큐온저축은행은 파킹통장 금리를 최고 연 3.8%로 인상했다. 앞서 DB저축은행은 파킹통장 금리를 최고 연 4%로 올렸고 BNK저축은행도 연 3.6%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다른 저축은행보다 파킹통장 금리를 조금만 더 높여도 하루에 2000~3000억씩은 금방 몰린다”며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올리기에는 비용 부담이 있어 파킹통장으로 우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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