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역전승' 신유빈-전지희, '운명의 남북 결승' 밤 7시30분-21년 만에金 도전... 장우진은 단식 동메달 [항저우 AG]

항저우=안호근 기자 2023. 10. 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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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항저우=안호근 기자]
신유빈(왼쪽)과 전지희가 2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빈(오른쪽)이 일본전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한국 여자 탁구 복식에서 21년 만에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상대는 이번 대회 내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충돌하고 있는 북한이다.

세계 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Gongshu Canal Sports Park Gymnas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세계 33위 하리모토 미와-키하라 미유(일본) 조에 게임 스코어 4-1(9-11, 11-8, 11-8, 11-7, 11-7)로 역전승을 거뒀다.

길게 이어지고 있는 연휴에 한일전 짜릿한 승리로 국내 팬들에게 뜻 깊은 추석 선물을 선사했다. 이번엔 '운명의 남북대결'이다. 5년 전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으로 나설 정도로 평화무드를 보였던 양국은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 차수영-박수경(북한)과 매치업이다. 이날 오후 7시 30분 결승전이 시작된다.

더구나 한국 탁구 여자 복식은 아시안게임에서 2002년 부산 대회 때 석은미-이은실 이후 금메달이 없었다. 세계 1위에 올라서며 우승에 21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이 이번 대회 탁구 첫 금메달을 안길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세계 2,3위에 나란히 자리한 중국이 일찌감치 탈락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중요한 길목에서 일본을 꺾어 금메달이 눈앞까지 다가섰다.

전지희(왼쪽)와 신유빈. /사진=뉴시스
득점 후 기뻐하는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 /사진=뉴시스
일본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세계 랭킹에선 33위에 머물고 있지만 키하라 미유는 또 다른 파트너와 7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고 하리모토 미와는 남자 단식 랭킹 4위인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친동생이자 아직 15세에 불과한 일본 탁구의 미래다. 랭킹은 17위로 8위인 신유빈에 뒤처져 있지만 지난 6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튀니지 컨텐더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신유빈을 4-2로 꺾은 경험도 있었다.

첫 세트를 내준 한국은 전지희의 날카로운 공격과 신유빈의 전매특허와 같은 백핸드 대응이 빛을 발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번째 게임에서 6-6으로 맞선 신유빈-전지희는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달아났고 세트 스코어에서 상대 범실을 이끌어내며 게임 스코어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탄 한국은 4게임을 11-7로 따냈고 5게임에선 3-7로 끌려가던 흐름에서도 대역전에 7-7 동점을 이뤄냈고 이후 4연속 득점과 함께 경기를 매조졌다.

중국이 탈락한 가운데 뒤이어 열린 북한과 인도의 준결승에 시선이 집중됐다. 북한의 차수영-박수경은 인도의 수리스타 무케르나-아이히카 무케르지조를 4-3(7-11, 11-8, 7-11, 11-8, 11-9, 5-11, 11-2)으로 제압했다.

아시안게임 탁구에서 남한과 북한이 결승에서 만난 건 1990년 베이징 대회 때 남자 단체전 이후 33년 만이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33년 전과 같이 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그림을 상상하고 있다.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 /사진=뉴스1
신유빈(왼쪽)이 득점 후 혀를 내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16강에서 이미 한 차례 김금룡-편송영(북한)에 3-1 승리를 거뒀던 경험이 있다. 북한이 최근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랭킹이 매겨지진 않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16강에서 세계 4위 대만 조를 3-2로 꺾었고 8강에선 6위팀 홍콩 조를 상대로도 3-2로 이겼다.

신유빈과 전지희에겐 분명한 동기부여가 되는 경기다. 세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켜야만 하는 이들은 각각 동메달만 3개, 2개씩을 수확했다. 여자 복식에서 결승에 오르며 은메달을 확보해둔 상황에서 결코 2위에 만족할 수 없는 최강자 듀오다.

더구나 이번 대회 모든 종목에서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는 북한과 대결이기에 더욱 그렇다. 북한은 여자 농구와 여자 축구 등에서 한국과 만나며 거칠게 대응했고 국가명칭 문제로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등 날이 선 모습으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2년 전 처음 나선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인 도쿄 올림픽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신유빈은 이후 폭풍성장했다. 개인 랭킹을 8위까지 끌어올렸고 전지희와 합을 맞춘 여자 복식에선 세계 1위까지 올라섰다. 지난 5월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은메달을 수확했고 여자 개인전에선 1993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우승한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에 이어 30년 만에 결승에 오르며 한국 탁구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30일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신유빈은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묻자 "어렸을 때부터 상상을 했다"며 "선수라면 그런 욕심이 다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한편 뒤이어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에선 세계 13위 장우진(28·미래에셋증권)이 1위 판젠동(중국)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1-4(4-11, 14-12, 7-11, 5-11, 7-11)로 패했다. 탁구는 따로 3,4위전이 없어 자연스레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장우진(오른쪽)이 중국 판젠동과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백핸드 공격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잘 풀리지 않는 경기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장우진(오른쪽). /사진=뉴시스

■ 신유빈-전지희 여자 복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 결과

▷ 32강 : 3-0(11-5, 11-9, 11-7) 승, VS 파라낭 오라완-사웨타붓 수타시니(태국), 31위
▷ 16강 : 3-1(11-4, 5-11, 11-9, 12-10) 승, 김금영-편송영(북한), 순위 없음
▷ 8강 : 3-1(9-11, 11-6, 11-6, 11-4) 승, 천지위-후앙 이후아(대만), 21위
▷ 4강 : 4-1(9-11, 11-8, 11-8, 11-7, 11-7) 승, 하리모토 미와-키하라 미유(일본), 33위
▷ 결승 : 2일 오후 7시 30분 예정, VS 차수영-박수경(북한), 순위 없음

■ 신유빈, 전지희 탁구 메달 획득 현황

▷ 신유빈(세계 8위)
- 여자 단식 동메달
- 혼합 복식 동메달(파트너 이종훈)
- 여자 단체전 동메달

▷ 전지희(세계 33위)
- 혼합 복식 동메달(파트너 장우진)
- 여자 단체전 동메달

득점 후 함께 손을 들어 기뻐하는 신유빈(왼쪽)과 전지희. /사진=뉴시스
승리 후 감격의 포옹을 나누는 신유빈(왼쪽)과 전지희. /사진=뉴시스

항저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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