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이민 121년,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가보니…“한인 이민사(史) 핵심은 교육” [밀착취재]
홍주형 입력 2023. 10. 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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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하와이대학교 내에는 한국인들 눈에 익숙한 건물이 하나 있다.
이 곳에서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동서센터가 주최한 한·미 언론 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과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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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하 인재 양성, 출판·신문 발행에 초점
하와이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학 연구 거점
민족주의 아닌 다양성 인정하는 한인 디아스포라 고민해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하와이대학교 내에는 한국인들 눈에 익숙한 건물이 하나 있다. 1980년대에 경복궁 근정전과 향원정을 본따 지은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다. 이 곳에서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동서센터가 주최한 한·미 언론 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과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장을 만났다.
백 소장은 “하와이 한인 이민자 커뮤니티는 어려운 시기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주류 사회와 긴밀한 연관성을 맺으면서 그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만들고 본국과의 관계까지 긴밀하게 형성한 모범적인 디아스포라(이주) 사회”라고 설명했다. 하와이주는 미국에서 가장 긴 한인 이민의 역사를 가진 곳이다. 한·미 동맹 70주년인 올해 이전 지난해 이미 한인 미주 이민 120주년을 맞았다.
이 소장은 긴 하와이 한인 이민사(史)의 핵심이 교육이라며 “하와이 한인들은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면 누가 일을 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 학교를 통한 인재 양성, 동포의 지식을 향상시키는 출판·신문 발행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한인들이 무장독립투쟁에 직접 나섰다면 하와이 한인들은 외교, 교육 등으로 조국을 지원했다는 얘기다.
한 예로 이 소장은 1907년 9월 하와이 한인 단체 24개가 모여 만든 합성협회의 첫째 목표는 교육 장려였다고 설명했다. 1906년 하와이에 감리교계 한인 학교가 설립됐고 65명 학생을 받았다. 학교 운영비는 교회가 냈지만 교사의 월급은 학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부담했다. 1911년 졸업생 중에는 정부 수립 당시 주미대사를 지낸 양유찬 전 주미대사가 있다. 이 소장은 “또 하나 하와이 한인 학교가 일으킨 개혁은 여학생을 받아들여 한인 교육사에서 처음으로 남녀 공학이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을 강조한 하와이 한인들의 정신은 미국 전역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학 연구의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1943년 미국 대학 최초로 하와이대 중앙도서관에 한국 섹션이 만들어졌다. 1954년에는 하와이대에서 한국어 강의가, 1965년에는 한국사 강의가 시작됐다. 1972년에 한국학연구 커뮤니티가 조직됐고 1980년 한국학연구소 건물이 완공됐다. 당시 들어간 약 400만달러 예산의 3분의 1은 한국 정부, 3분의 1은 하와이 주정부, 3분의 1은 한인 이민 2세들이 부담했다. 이 소장은 “우리 부모들이 교육, 교육 강조한 걸 자식들도 알았기 때문에 그들도 교육에 중점을 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소장은 “이렇게 한국식으로 지어놔야 없어지지 않고 이 건물은 계속 한국학연구소로 사용되게 될 것이라고 해서 당시에 한국식 건물로 지었다고 한다”며 “선견지명”이라고 덧붙였다.
백 소장은 미국 내에서 정체성을 강하게 의식하는 이스라엘 이민사회 모델과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옅은 그리스 모델 중 한국 이민사회는 지금도 길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 이민자들이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주류사회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계속 한국 편을 항상 드는 미국 사람으로서의 (한인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만들겠다고 하면 실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문화 사회이자 빠르게 변화하는 미국 사회에서 한인 2·3세들에게 민족주의를 강요할 수 없으며, 한국이 전 세계의 한인 디아스포라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호놀룰루=글·사진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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