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ON]이강인 왜 빼나 했더니, 황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윤진만 2023. 10.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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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을 꺾고 5전 전승으로 4강에 진출하면서 그의 선수단 운영도 탄력을 받고 있다.

황 감독은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조별리그 3경기에서 16강, 8강전을 치르면서 5경기에 모두 다른 선발라인업을 꺼내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했다.

황 감독은 그런 이강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왔고, 다가올 경기에서도 팀을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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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예선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이 황선홍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1/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을 꺾고 5전 전승으로 4강에 진출하면서 그의 선수단 운영도 탄력을 받고 있다.

황 감독은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조별리그 3경기에서 16강, 8강전을 치르면서 5경기에 모두 다른 선발라인업을 꺼내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로 인해 주전, 비주전 가릴 것없이 대다수의 선수들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지난 1일 중국과 8강전을 치렀다. 종아리 부상을 안은 상태에서 대회에 임한 측면 공격수 송민규(전북)도 중국전에서 처음 선발출전해 홍현석(헨트)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가던 팀에 귀중한 추가골을 안겼다. 황 감독은 "공격수들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아 누굴 넣어도 제 몫을 해준다. 선발로 누가 나오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예상을 깨고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중국전에서 선발로 제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축구선수 중 단연 이름값과 몸값이 높은 '사기캐릭터' 이강인을 벤치에 앉히더라도 일정한 경기력이 나온다. 황 감독은 중국전에선 지난 키르기스스탄전에서 후반 교체투입해 좋은 움직임으로 대승을 이끈 공격수, 미드필더 중심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조영욱(김천)이 원톱으로 나섰고, 송민규 고영준 안재준(부천)이 2선에 포진했다. 백승호(전북)의 중원 파트너로 홍현석이 낙점받았다. 한국은 이강인을 비롯해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 등 주전급으로 여겨지는 선수를 벤치에 앉힌 상태에서 전반에 2-0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강인은 편안한 분위기에 후반 19분 교체투입해 28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볐다.

남자 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항저우아시안게임 중국과 16강 경기를 펼쳤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이강인.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1/

황 감독은 결전지인 항저우 출국 전까지 이강인의 합류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답답해했다. 이강인이 어렵게 합류한 당일인 21일 태국전을 앞두고 벤치에서 15분 넘게 대화를 나누며 전술 구상, 활용법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로 인해 황 감독이 '유럽 빅리거'인 이강인을 어떻게든 기존 팀에 끼워넣을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강인을 지난 3경기에서 36분, 60분, 28분 경기당 평균 41분 정도만 시간을 부여할지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황 감독은 떨어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에서 이강인을 선발에서 빼고(중국전), 후반 초중반 교체아웃(키르기스스탄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8월말부터 9월말까지 한달가량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 이강인의 몸상태도 고려한 처사를 보인다.

이강인의 상황은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금메달을 이끈 '페이커' 이상혁의 상황과 다른 듯 닮았다. 이상혁은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첫 채택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예선 단 1경기만 치르고 토너먼트에는 내리 결장했다. 대만과 결승전에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감기 몸살 여파도 있지만, '쵸비' 정지훈 등 후배들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는 평가다. 김정균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 감독은 한 시대를 풍미한 '페이커' 없이 준결승에서 라이벌 중국을 꺾고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걸 증명했다. 반면 이강인은 황선홍호 내에서 실력 최강자다.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다. 황 감독은 그런 이강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왔고, 다가올 경기에서도 팀을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릴 분위기다.

남자 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항저우아시안게임 중국과 8강 경기를 펼쳤다. 2대1 패스로 돌파를 시도하는 이강인.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1/

지금까진 황 감독이 계획한대로 흘러가고 있다. 중국전도 '전략의 승리'다. 4일 황룽겨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4강에서도 '팀'과 '우승'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게 '이강인 벤치'든 '이강인 조기교체'든.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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