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유럽行 시동 미국 시장선 11월 판매

국내 판매량 기대 못미치지만
'럭셔리 전기차'로 해외 겨냥

기아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해외 판매를 앞두고 수출 선적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최단 기간 내 예약 물량 1만대를 돌파했던 사전계약 성과와 달리 EV9은 국내 출시 이후 매달 판매량이 줄고 있다. 글로벌 시장 투입을 계기로 EV9이 국내에서 저조한 판매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기아가 공개한 차종별 판매 실적에 따르면 EV9은 지난 8월 수출용으로 총 2254대가 출고됐다. 지난달 국내에서 408대가 판매됐는데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물량이 수출되는 셈이다.

이번에 해외 판매용으로 출고된 EV9 물량 대부분은 유럽 시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시장에서 EV9이 판매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올해 4분기로 예정돼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이르면 10월부터 EV9을 구매할 수 있다. 유럽 시장에서 EV9 판매 가격은 국내보다 높게 책정됐다. 국가별 EV9 판매 가격은 영국 6만4995파운드(약 1억700만원·잠정), 프랑스 7만3000유로(약 1억400만원·잠정)부터 시작한다. 국내에선 7728만원(보조금 미적용 기준)으로 시작하는 가격이 유럽에서 30%가량 높게 책정된 것은 물류 비용과 세부 사양 구성 차이 때문이다.

EV9은 럭셔리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다. 그동안 유럽 시장에서 기아를 상징하는 차는 스포티지, 씨드, 니로 등 주로 보급형 모델이었다. EV9은 전기차 시장 내 럭셔리카 수요를 새롭게 담당하면서 기아의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일조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선 오는 11월 EV9이 판매되기 시작한다. 당분간은 광명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미국에 수출되고, 내년부터는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소재한 '기아 오토랜드 조지아'에서 생산된 차량이 현지에서 판매된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