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차 역전패 … 메달 색 바꾼 '김칫국 세리머니'
韓 선두 달리다 결승선 앞서
스퍼트 대신 만세 세리머니
대만 선수 극적 '발내밀기'
바퀴 1개차로 역전 금메달
우승을 눈앞에 뒀다는 순간의 방심이 메달 색을 바꿨다. 때 이른 금메달 세리머니를 하다가 0.01초 차이로 1위를 내준 한국 롤러스케이트 남자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3000m 계주에서 아쉬운 은메달을 차지했다.
최인호, 최광호, 정철원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4분5초702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4분5초692로 1위에 오른 대만과는 0.01초 차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국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최광호와 정철원이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변함없는 실력을 자랑했다. 경기 막판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 한국은 마지막 바퀴를 돌 때도 선두를 달리며 금메달에 한 걸음 다가간 듯했다.
그러나 안일한 마무리가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정철원이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전에 허리를 펴고 만세를 하는 때 이른 세리머니를 하며 1위 자리를 대만에 내줬다.
반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 앞에서 왼발을 쭉 내미는 플레이로 대역전 드라마를 쓴 대만은 한국에 0.01초 차로 앞서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정철원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어야 하는데 방심하고 끝까지 타지 않는 실수를 했다"며 "함께 노력한 동료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응원해준 많은 분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0.002초 늦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정철원은 이날 경기에서는 0.01초에 발목을 잡혔다. 이날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치며 정철원과 최인호는 병역특례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됐다.
한국 롤러스케이트는 이 대회 종목 일정이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모두 메달을 따냈다. 정병희(충북체육회)가 종목 첫날 제외+포인트(EP)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다음 날 최광호가 스프린트 1000m 정상에 올랐다. 최광호는 궤양성 대장염으로 10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한 역경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해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여자대표팀은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에 앞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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