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아세안 정상회의, 건설기계강국 도약 계기로
지난 9월 5일부터 사흘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필자도 건설기계 산업을 대표해 민간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현지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 속에 인도네시아와 아세안 건설기계 시장 공략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했다.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 규모와 풍부한 광물자원으로 차세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의 관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건설기계 업계는 이번 정상회의를 현지 시장 확대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준비해왔다.
그 결실 중 하나가 HD현대건설기계와 인도네시아 광업·석유가스 솔루션 기업 페트로시의 업무협약(MOU) 체결이다.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HD현대건설기계는 페트로시와 건설기계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은 아세안 10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규모와 2억8000만명의 인구 중 중위연령이 28.6세에 불과한 역동성을 겸비한 시장이다. 또 니켈, 주석, 구리 등 핵심 광물의 막대한 매장량으로 건설·광산기계 시장의 잠재력이 높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현재 인도네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상반기 자카르타에 소매법인을 신설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항구 도시인 발릭파판시에 부품 물류창고, 트레이닝·서비스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지난 6월 자카르타에 현지법인 및 부품공급센터를 개소했다.
국내 중소기업도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는 지난달 13일부터 나흘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마이닝 인도네시아 전시회에 수출기업 15개와 한국관을 설치했다. 전년 대비 2배에 해당하는 기업이 참가를 신청했고, 출품 품목이 부품류에서 광물 파쇄기 및 선별기 등 광산장비로 확대됐다. 정부도 전시회 출품 보조금을 지원했다.
한국 건설기계 수출 시장은 그동안 중국의 비중이 컸다. 전체 수출의 최대 37%까지 달했던 중국 비중은 최근 중국 건설시장의 부진으로 크게 위축됐다. 업계는 글로벌 판매처의 다변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인프라 수요가 풍부한 아세안 시장 확대가 그 일환이다. 현재 7%인 아세안의 수출 비중을 앞으로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정치 환경도 수출처 다변화를 돕고 있다. 지난해 7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 중에는 수도 이전 개발 기술협력 등 다수의 건설투자 기반 MOU가 체결됐다. 또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건설기계 산업은 연 11조4000억원으로 세계 6위 규모이자, 수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산업이다. 반도체·자동차·조선 산업에 버금갈 정도로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하고 있는 건설기계 산업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세일즈 외교 확대를 통한 시장 개척과 더불어 친환경 건설기계 보급·촉진을 위한 조세 지원, 스마트 건설기계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 국내 기업이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패러다임을 선점해 건설기계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길 바란다.
[최철곤 한국건설기계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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