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우 하사 母 “정율성 실체 드러나도 가만있는 광주시에 분노”

노석조 기자 2023. 10. 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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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서정우 하사가 전사한 지 2년 뒤인 2012년 서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여사가 대전 현충원에서 아들의 비석을 닦고 있다. /김지호 기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유족 대표인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전 광주대성여고 교장은 2일 “공산주의자 정율성의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광주시가 혈세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공원을 짓는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무조치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원 철폐를 위한 릴레이 피켓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오복 전 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정율성이 6·25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과 함께 서울에 내려와 점령군으로서 자유 대한민국을 유린하고 1·4 후퇴 때는 중공군과 함께 재차 서울에 내려와 조선궁정악보를 약탈해간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북·중공의 군가를 짓는 등 한국 침략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한 정율성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강기정 광주시장은 아무 중단 조치도 없이 정율성 공원조치를 강행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율성 공원 문제 제기에 대해 철지난 이념몰이, 색깔론, 민간외교라는 억지 논리만 되뇌고 있다”면서 “지난 한 달여 동안 보훈단체들의 집회를 관제 데모로 깎아내리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과 보훈가족을 모독하고, 공산주의자 정율성 공원을 철폐하거나 대안을 만들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뉴시스

김 전 교장은 “자식을 나라에 바친 전몰 부모유족, 6·25 전쟁 중 북한 공산 세력과 싸우다 전사한 6.25 전사자 유자녀, 정율성 공원 조성철폐 광주 범시민 연대회원들은 강기정 시장에게 공원 조성 중단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이달 4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5~10명씩 팀을 짜 정율성의 실체를 알리는 전단지도 광주시 곳곳에서 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 전 교장 등 이들 단체 관계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6.25 전범 공산당 나팔수 정율성 공원을 당장 중단하라.

-정율성 공원 대신 민주와 호국의 고장 광주 정신을 지키는 대안을 마련하라.

-광주시민 혈세인 공산당 정율성 공원 48억 예산 사용을 중지하라.

-강기정 시장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보훈단체 집회를 관제 데모라고 깎아내린 독재정권 시절의 운동권식 발언을 사과하라.

지난 8월 27일 오후 전국학생수호연합 광주지부 학생들이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동상 앞에서 정율성기념공원을 조성하려는 광주시의 정책에 대해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어 정율성 거리에서 방명록을 작성했다./2023.8.27. 김영근 기자

광주시는 정율성 공원 건립은 중국 관광객 유치 효과 등 여러 이점이 있다며 계획대로 올 연말까지 준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 태생인 정율성은 일제 강점기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는 북한 김일성 정권에 투신, 북한 인민위원회·조선노동당·북한군 등에서 북한 군가를 지어주며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중국으로 귀화해서는 중국 군가를 지어주며 이름을 날렸다. 6·25 침략 전쟁 때는 북한·중공군과 함께 ‘점령된 서울’에 2차례나 내려와 유물을 약탈한 것으로 ‘정율성 일대기’ 등을 통해 드러났다.

6·25전쟁 사흘만에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의 탱크가 서울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정율성은 얼마 뒤 북한에서 서울로 내려와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곡가인 그는 북한 군가를 지었으며 김일성으로부터 포상도 받았다. /조선일보 DB

보훈 단체는 대한민국에 기여한 것은 단 하나도 없고 철저히 북한 김일성 정권과 중공군에 헌신한 정율성을 광주 태생이라는 이유로 광주시에 혈세 48억원을 들여 기념 공원을 짓는다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라면서 광주시에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정율성을 항일 운동지사로 추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보훈처(현 보훈부) 심의 결과 정율성의 항일 활동은 거의 없고 친북·친중공 기록만 있어 서훈 신청을 기각 처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12월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대학교를 방문해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정율성 띄우기에 나섰던 것은 한중 우호를 위한 상징적인 인물로 그를 낙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광주 태생 한국인으로 북한으로 넘어가 황해도 선동부장을 맡고 대표적인 군가를 지은 업적이 있는데다 이후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해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국 방문 기간 베이징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면서 “광주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한국의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로’가 있다. 지금도 많은 중국인이 ‘정율성로’에 있는 그의 생가를 찾고 있다”면서 ‘정율성’을 중국과의 연결고리로 삼으려 했다.

문 정부가 문 전 대통령 방중 직후 정율성 유공자 만들기에 발빠르게 움직인 데는 ‘시진핑 답방’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차후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광주 정율성로나 정율성 기념관 등을 방문시켜 광주와 정율성을 한중 친선의 ‘고장’과 ‘인물’로 삼으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일성과 함께 평양 회의장 들어서는 김원봉 - 북한 정권 수립(1948년 9월) 초기 주석단의 모습. 오른쪽부터 북한 김일성 수상, 남로당 당수를 지내다 월북한 박헌영 부수상 겸 외무상, 김원봉(붉은 원 표시) 국가검열상이 평양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문 정부는 2018년 보훈처에서 정율성 포상이 부결로 일단락되자 이듬해인 2019년 6·25 남침 공로로 북에서 훈장을 받은 김원봉 서훈에 나섰다. 의열단장이자 조선혁명간부학교장이던 김원봉은 본명이 정부은인 정율성에게 ‘음악으로 성공하라’는 뜻으로 ‘율성(律成)’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인물이다. 문 전 대통령은 각종 논란에도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공개 발언하며 그를 유공자로 만들려고 했으나, 일부 심의위원이 대한민국을 적화 통일하려 한 김일성 정권의 부역자를 대한민국 국가유공자로 포상할 수는 없다며 저항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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