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배그 모바일 대표팀 “AG 색다른 경험…이제 리그서 발전된 모습 보일 것”

김형근 2023. 10. 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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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경기 방식에도 최선을 다해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국가대표팀이 대회 종료후 가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아봤다.

1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7일차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 결승전 경기에서 네 경기 기록 합계 대한민국이 50분 25초 039를 기록, 44분 36초 943의 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후 윤상훈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참여한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회를 마치신 소감을 부탁드린다.
윤상훈 감독: 먼저 응원해주신 많은 팬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힘든 스케줄 소화하며 잘 따라와준 선수들과 선수 지도를 도와준 김준수, 한정욱 분석관도 너무 고맙다. 협회에서 너무 많은 도움 주시고 연습 시설과 장비 모두 지원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며, 크래프톤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서 심리적인 부분까지 관리해주신 점도 감사하다. 연습 파트너 되어 준 덕산 e스포츠 아카데미 선수들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씨재’ 최영재: 정말 많은 분들께서 지원해 주셨고 그 중에도 협회와 크래프톤에서 많이 지원해 주셨다. 우리끼리 만으로는 이루지 못할 것들을 많은 지원 덕에 은메달까지 따낼 수 있었다.
‘스포르타’ 김성현: 짧고 굵은 여정이었다. 같이 버텨준 팀원들에게 고맙고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 많은 지원과 팬들의 응원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아쉽게 금메달 따지는 못했지만 은메달을 따서 뿌듯하고 약간이나마 만족한다.
‘파비안’ 박상철: 짧은 기간이지만 같이 해준 팀원들에 너무 고맙다. 지원해 주신 협회와 크래프톤, 계속 멘탈과 체력 관리해주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분들도 너무 감사하다. 제가 경기 많이 나서지 않았지만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값진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
‘티지’ 김동현: 짧은 시간에 다른 팀 선수들이 한 팀으로 모여서 단합을 이루고 열심히 하자고 화이팅하면서 나온 결과가 은메달이어서 기쁘다. 지원해주신 분들과 현지까지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신 분들, 부모님과 친구들에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다.
‘비니’ 권순빈: 도움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우리가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현지 응원하러 오신 팬분들의 큰 목소리에도 힘을 얻았다.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잠도 포기하면서까지 값진 메달 땄다고 생각해서 만족한다.
김준수 분석관: 이렇게 큰 영광 얻을 수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코치에 도전해봤는데 미숙해도 잘 따라와 준 선수들이 제일 고맙다.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도 힘든 여러 분의 도움이 감사하다. 은메달 축하한다.
한정욱 분석관: 짧은 기간에 게임에 대한 연구와 좋은 작전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은메달이라는 결과도 물론 값지지만 진심으로 금 생각하면서 준비해와서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면서 후회없이 1분 1초도 아끼면서 마지막까지 연습해준 선수들의 노력을 기억한다. 노력 덕분에 은메달이란 결과 이뤄냈다고 본다.

‘파라보이’ 주보쳉의 플레이를 직접 본 소감은?
윤상훈 감독: 그 친구는 모바일 신 전체에서 가장 탑 스타에 속하는 선수로 선수들이 세계대회 출전하면서 많이 만나보기도 하고 친분도 있다. 확실히 그 친구도 이제 사명감과 책임감 갖고 하니까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지 식사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나?
한정욱 분석관: 여기 와서 제공된 음식들을 먹어야 했는데, 음식이 제한돼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파비안’ 박상철 선수가 알려줘서 음식 걱정할 상황이 전혀 없었다. 밥을 먹고 나서도 자꾸 먹는 방법을 제안을 했는데, 식빵의 경우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손으로 납작하게 만들어서 먹으면 식감이 더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잼이 없으니까 고추장도 발라먹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김준수 분석관: 박상철 선수가 과자를 가져와서 자기 책상에 잔뜩 채워놓았다. 그리고 그 과자들이 나중에 나갈 때 즈음에는 모두 사라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상과 성격이 가장 달랐던 선수는 누구인가?
윤상훈 감독: 제가 봤을 때는 ‘비니’ 권순빈 선수였다.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은 마지막 시즌3에서도 압도적 플레이로 역대급 천재라 불릴 만큼 과감하고 공격적인 모습인데, 실제로 생활해보니까 느릿느릿하고 순하다. 걱정이 없고 “이렇게 하면 되지”라고 풀어가는 낙천적인 성격이었다.
‘비니’ 권순빈: 부정은 못 할 것 같다. 게임을 할 때 팀에서 오더를 맡고 있는데 이끄는 시간을 느릿느릿하게 가져가는 영향이 큰 것 같다. 뭐든지 천천히 하고 싶은 느낌으로 하고 있다.
윤상훈 감독: 뭐든지 빨리 해야 하는 게임이었는데 파밍을 좀 오래 한다든지 일반 게임처럼 느긋하게 해서 조금은 힘든 느낌도 있었다.

성격을 다루기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였나?
윤상훈 감독: ‘씨재’ 최영재와 ‘파비안’ 박상철 선수 빼고는 다 같은 소속이거나 연관이 있던 선수들이어서 어떤 스타일과 성격인지 파악이 됐다. 최영재 선수도 우리 팀 선수들과 친분이 많아서 어느 정도는 알았지만 박상철 선수는 완전 라이벌 팀 소속이어서 처음 이야기를 해봤는데 많이 까다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성격이 너무 좋아서 편했다.
‘파비안’ 박상철: 내일까지는 같은 팀이지만 모레부터는 한일전에서 만날 적이다. 원래는 친하지 않았다 보니까 장난도 못 치고 그랬는데 이제 경기에서 만나면 죽이고 장난도 칠 수 있을 것 같다.
윤상훈 감독: 확실한 건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팀에 와서 얻은 것이 있다면?
윤상훈 감독: 제가 국가대표 팀으로 모여서 배워가는 것은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면 엄청난 열정을 보인다는 점이다. 세계 대회의 경우 우리나라 팀들이 힘들다는 의견도 많고 상위권 입상은 너무 멀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하면서 모든 선수와 코치, 그리고 저까지 열정을 가지고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면 목표했던 순위를 이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친구들이 리그로 돌아가면 내년 내에 한국 팀도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씨재’ 최영재: 팀이 아마추어 팀이다 보니까 합숙이나 이런 걸 할 때 어리숙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국가대표 팀에 속하면서 팀원들과 같이 합숙하고 많은 것을 고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멘탈적인 부분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스포르타’ 김성현: 아시안게임울 통해 “뭐든 할 수 있다, 못할 게 없다.”라는 점을 배웠다.
‘파비안’ 박상철: 열정 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느꼈다. 저희 팀원들이 연습할 때 새벽에 자다가 불러도 나오고 이런 모습이 좋아 보였으며, 팀으로 돌아가서도 이런 모습으로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상훈 감독: 연습을 한국에서 할 때 새벽 3시에 끝내고 돌아갔다, 선수들은 취침 준비를 하는 동안 분석관과 제가 따로 분석하다 문제점을 발견할 경우 1시간 지나서 새벽 4-5시에 다시 나와서 다시 연습한 경우도 있었다. 다들 힘든 상황서 잘 따라와줬다.
분석관들: 은메달을 확정지은 스킬이었다. 발견하기 전까지는 홍콩이나 대만과 비슷한 실력이었지만 이를 노출하지 않고 예선부터 은메달 확정 짓는 상황까지 잘 연습했다.
윤상훈 감독: 매 스테이지에 기름 꼭 넣어야 한다는 개념이 있었는데 ‘파비안’ 박성철 선수와 분석관들이 기름을 안 넣고도 미세한 컨트롤을 통해서 3번 넣을 구간을 1번만 넣는 방법을 찾거나, 가속 타겟을 하나를 깨는 것이 정석 플레이지만 ‘스포르타’ 김성현 선수가 동시에 여러 가속 타겟을 타격하는 방법 같은 것을 찾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은메달은 확정이고, 금메달을 다툴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중국이 너무 강력했다.

중국의 플레이를 보고 당황했나?
윤상훈 감독: 선수들은 물론 저도 많이 당황했다. 스페셜 타겟이 열리기 전까지만 같은 느낌으로 가게 된다면 얼마든지 해볼 만했는데 애초에 도착하는 순간이 아예 달랐고 저희 단독으로 하던 랩타임이 나와서 당황했다.
‘스포르타’ 김성현: 저희도 당황했지만 첫 경기 끝나고 1등 하자는 마인드로 계속 남은 경기에 임했다.
윤상훈 감독: 격차 많이 나지 않으면 같이 들어가서 같이 파밍하고 사격 타겟을 뺏는 식으로 가는 게 우리 전략이고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서 서로 다른 구역 정리하는 전략이었다. 1세트에서 한번 비슷하게 진행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따라 들어갔는데 격차가 너무 크다 보니 어떻게 선수들이 당황했을 것이다. 대만이나 홍콩을 먼저 보내주고 따라가는 그림 나와야 했는데 중국은 획득이 너무 빨라서 생각했던 몇 초가 생각보다 큰 시간이었다.
로드 투 아시안게임 때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한정욱 분석관: 처음 게임할 때는 기존과 방식이 달라서 접근 방식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쌓는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으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지를 분석하며 마지막까지 1, 2초 줄일 방법을 매일 찾아내고자 했다. 분석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플레이를 해하고 판도 짜고 정답이라 생각했던 것을 뒤집어 생각하고 의구심을 가져야 했다. 처음 분석관이자 코치로서 함께 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선수들이 가장 발전한 부분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윤상훈 감독: 선수들 샷 능력이 월등히 좋아졌다. 원래 플레이로 돌아가도 에임 능력 월등히 좋아졌을 것이다.

귀국하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스포르타’ 김성현: 푹 자고 싶다.
윤상훈 감독: 수면 시간을 아시안게임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는 것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서 리그 끝나고 모여야 해서 쉽지 않았다. 결국 점진적으로 1시간씩 당겼으며, 항저우 와서도 오전 경기를 위해 아침 6시 정도에는 일어나야 해서 힘들었다. 어제 같은 경우에는 오늘이 오후 경기여서 아침 11시까지 자라고 수면시간 줬는데 프로게이머들은 원래 11시에 일어나라면 못 일어나고 대부분 1시에 기상하는데 선수들이 너무 좋아했다. 다시 돌아가면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해서 힘들 것 같다.
‘씨재’ 최영재: 잠을 자고 싶다.
‘파비안’ 박상철: 일단은 집에 가서 고기가 먹고 싶다.
‘티지’ 김동현: 다 같이 스크림을 해보고 싶다.
‘비니’ 권순빈: 아시안게임 전에 리그를 치러 합숙이 오래 이어지는 바람에 오랫동안 부모님과 만나지 못했다. 집에 가서 집밥을 먹고 싶다.
김준수 분석관: 저는 박상철 선수와 어깨동무하고 삼겹살을 먹고 싶다.
한정욱 분석관: 김성현 선수와 메달을 가지고 남산 타워에 갔다가 돈까스 먹으러 가자고 이야기했다. 예전에 쉬는 날 갔는데 줄이 너무 길었다.
윤상훈 감독: 한일전을 대비해 돌아가자마자 연구를 할 것 같다.

연습실서 마지막까지 있었던 선수는 누구였나?
윤상훈 감독: ‘티지’ 김동현 선수가 가장 연습벌레였다. 연습 끝나면 자기는 더 하겠다고 2시까지 몰두했다.

앞으로의 목표와 팬들에 인사 한마디씩 부탁드린다.
윤상훈 감독: 내년에 세계 대회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PC 버전처럼 세계에서 우승하도록 리그 내 모든 선수와 관계자가 노력하겠다.
‘씨재’ 최영재: 아시안게임처럼 국내 리그와 세계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발전할 테니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항상 응원해 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스포르타’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리고, 대한민국이 은메달을 땄는데 그만큼 선수들 실력 올라갈 것이고, 더 재밌어질 것이다. 배그 모바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파비안’ 박상철: 항저우까지 오셔서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시안게임 모드가 지루하거나 재미없었을 수도 있지만 리그 경기는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티지’ 김동현: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리고, 리그는 리그만의 플레이와 재미가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비니’ 권순빈: 현지와 온라인을 통해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리그에서는 아시안게임과 다르게 변수도 일어나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덕산 이스포츠가 세계 대회에 나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준수 분석관: 배그 모바일이 기본적으로 4명이서 하는 게임이라 가족 수에 맞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현역 선수인데 부모님과 같이 해봤을 때 기성세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했다. 가족들과 즐겁게 즐기면서 e스포츠에도 푹 빠지실 수 있을 것이다.
한정욱 분석관: 배틀그라운드를 PC로 시작한 분들 많이 계실 텐데 모바일 버전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하시는 분들이 게임이 쉽다고 하시는데 게임의 난이도가 쉽쉬운 만큼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할 것이 많아진다. 끝도 없이 새로운 레벨의 벽이 느껴지고 심리전과 전략 전술이 다양하게 펼쳐지는데 e스포츠를 즐기실 때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고 보시면 모바일만의 재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장 취재=중국, 항저우 /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김형근 noarose@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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