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골프 어벤저스 “금메달 걸고 귀국해 자부심…시민들 박수 감사해”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 멈추고 박수…사진 촬영도
“오래 준비해온 대회 금메달로 마무리해 기뻐”
임성재(25), 김시우(28), 조우영(22), 장유빈(21), 유현조(18), 김민솔(17), 임지유(18)로 구성된 한국 골프 대표팀은 2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단복 차림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대표팀은 장유빈의 할머니를 비롯해 가족, 관계자 수십명의 환영을 받았다. 장유빈, 임성재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뒤이어 김형태 총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나란히 입장했다.
입국 게이트에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들이 ‘2022 제19회 항저우하계아시아경기대회’ 골프국가대표 금메달 1, 은메달 2, 동메달 1 획득‘이라는 큰 현수막을 들고 있자, 선수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시민들은 “어머 어머 우리가 국가대표랑 같이 들어왔네”라며 신기해했다. 또 선수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할 때는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대표팀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먼발치서 바라보다가 큰 박수를 보내는 시민도 여럿이었다.
선수들은 “시민들이 보내주신 박수 소리를 들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26위에 올라 있는 임성재는 “정말 길었던 일주일이었다. 긴장이 많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저희 4명이 모두 잘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에 귀국해서 더 자부심이 생기고 뿌듯한 아시안게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골프 어벤저스‘로 불린 남자 대표팀은 2일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부 단체전에서 최종 합계 76언더파를 합작해 우승을 차지했다. 2위 태국을 20타 이상으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개인전에서는 임성재가 26언더파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금메달과 은메달 2개를 목에 걸고 귀국한 임성재는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메달 2개를 걸고 있어) 무겁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PGA 투어 통산 4승의 맏형 김시우도 “일주일 전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는 부담과 긴장이 많이 됐는데, 후배들과 같이 금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회인데 금메달로 마무리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유빈은 “최종 목표로 정해놨던 금메달을 따냈다. 목표를 잘 수행하고 마무리를 잘하고 온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고, 조우영도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대회를 치른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아마추어 마지막 대회를 유빈이와 함께 해서 좋았다. 상상만 했던 모습이 현실이 돼 믿기지가 않는다. 중국에서 있었던 모든 일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PGA 투어 대회는 워낙 경기가 많고 한주 못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지만 아시안게임은 4년에 한 번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컸다. 또 목표도 금메달이었기 때문에 더 긴장이 많이 됐다”고 돌아봤다.
특히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승을 거둔 오지현과 결혼해 첫 아이를 가진 김시우는 “(아내가 임신한지) 17주 됐고 미국에 혼자 있다. 저희가 항상 금메달을 따고 싶어한 걸 잘 알고 있어서 축하해줬고 너무 수고 많았다고도 말해줬다”고 말했다.
임성재, 김시우는 내년에 열리는 파리올림픽에도 자격이 된다면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장유빈, 조우영은 2026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노리겠다고 덧붙였다.
장유빈, 조우영은 “프로가 됐으니 그에 맞게 마음을 더 단단히 먹고 프로답게 행동할 것”이라며 “금메달의 좋은 기운을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분이 좋다”는 임성재는 “이번주는 푹 휴식을 취하고 다음주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그다음주 PGA 투어 조조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PGA 투어 새 시즌이 시작되는 내년 1월까지 몸을 만들고 제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조조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시즌을 마무리한다. 내년 시즌에도 더 열심히 해서 PGA 투어에서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단체전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여자 대표팀 유현조는 “프로,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처음에는 뒤쳐졌으나 역전을 해 메달을 딸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여자 대표팀은 최종합계 29언더파로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1위인 태국의 34언더파에는 뒤졌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 3명이 출격한 중국의 26언더파에 앞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공동 9위로 출발한 유현조가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며 3위까지 도약해 최종 합계 16언더파를 기록,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했다.
김민솔은 “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지만, 금메달을 목표로 나왔는데 이를 이루지 못한 점은 많이 아쉽다. 그래도 성장 밑거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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