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천재 소녀 울렸다' 신유빈-전지희, 北 상대로 21년 만의 金 도전

한국 탁구 여자 복식 신구 에이스 간판 신유빈(왼쪽)-전지희. 대한탁구협회

한국 탁구 여자 복식 간판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난적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신유빈-전지희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복식 4강전에서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를 눌렀다. 게임 스코어 4 대 1(9-11 11-8 11-8 11-7 11-7) 승리를 거뒀다.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신유빈-전지희는 결승에 진출해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날 저녁 결승에서도 이기면 신유빈-전지희는 2002년 부산 대회 석은미(현 여자 대표팀 코치)-이은실 이후 21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건다.

결승 상대는 북한의 차수영-박수경이다. 둘은 4강전에서 인도의 수티르타 무케르지-아이히카 무케르지(세계 16위)와 4강전에서 4 대 3 역전승을 거뒀다. 북한 조는 그동안 국제 대회 출전이 없어 랭킹조차 없지만 그만큼 베일에 싸인 상대다.

하리모토-기하라는 복식 세계 33위지만 8강전에서 중국의 쑨잉샤-왕만위를 3 대 1로 누른 강적이다. 쑨잉샤-왕만위는 복식 3위지만 단식에서는 세계 1위와 3위의 최강자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아 신유빈-전지희는 이날 경기 초반 긴장한 듯 실수를 연발하며 0 대 3까지 끌려갔다. 일본의 천재 하리모토 도모카즈(남자 단식 세계 4위)의 여동생 15살의 하리모토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열세에 몰렸다.

한국도 전지희의 포핸드 드라이브와 신유빈의 탄탄한 백핸드가 살아나면서 6 대 6 동점을 만들며 접전을 이어갔다. 다만 8 대 8에서 하리모토의 드라이브를 막지 못하고, 신유빈의 서브 리시브 실수가 나오면서 게임 포인트에 몰렸다. 9 대 10에서 하라모토의 백핸드 드라이브가 꽂히면서 게임을 내줬다.

한국 탁구 여자 복식 간판 전지희(왼쪽)-신유빈. 대한탁구협회

하지만 전열을 정비해 2게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신유빈-전지희는 7 대 7에서 드라이브 공방에서 이겼고, 9 대 7에서 신유빈의 절묘한 대각 백핸드가 모서리에 꽂혀 게임 포인트를 맞았다. 기하라의 실수로 2게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신유빈-전지희는 3게임에서도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4 대 4에서 신유빈의 백핸드를 하리모토가 받아내지 못했고, 전지희의 단단한 수비에 기하라가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신유빈의 서브 실수와 기하라의 대각 드라이브로 6 대 6이 됐다.

승부처에서 전지희의 노련함이 빛났다. 절묘한 대각 백핸드와 직선 포핸드, 백핸드가 잇따라 꽂혀 3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신유빈도 9 대 7에서 과감한 대각 선제 드라이브로 게임 포인트를 만들었고, 전지희가 상대 공격을 잘 받아내 게임 스코어 2 대 1 리드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신유빈-전지희는 네트 행운까지 따르며 4게임을 11 대 7로 따냈다. 일본도 5게임에서 하리모토의 직선 강타 등으로 반격했지만 7 대 3 리드에서 긴장한 듯 실수를 연발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신유빈의 강타와 엣지 행운으로 7 대 7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처에서 전지희의 역크로스 강타까지 터지고, 신유빈의 백핸드, 포핸드가 살아나 승리를 확정했다.

항저우=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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